[월요논단]차세대 PC의 미래와 가능성

지난달 27∼28일 이틀간 코엑스에서 ‘차세대 PC 웨어러블 컴퓨터 패션쇼’가 열렸다. 이 컴퓨터 패션쇼는 정보통신부가 추진하고 있는 ‘IT839 전략’의 차세대 PC 선도기술 개발과제를 중심으로 유비쿼터스 시대 신개념 디지털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방향성과 가능성을 타진하는 자리였다.

 지금까지 해외에서 열렸던 웨어러블 컴퓨터 패션쇼들은 특정 제품이나 개념 중심으로 진행된 것이 대부분이었다. 이에 반해 이번 웨어러블 컴퓨터 패션쇼는 차원을 달리해 일상생활·근무환경·여가생활 등에서 나타나는 패션과 IT기술을 접목, 차세대 PC의 새로운 방향성과 미래 전략산업으로 발전 가능성을 점검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비즈니스 환경을 만들려면 안정성과 신뢰성 있는 정보 인프라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인터넷과 온라인 서비스, 메시지, 전자우편, 데이터베이스에 대한 접근 요구가 사무실뿐만 아니라 거리나 차량 같은 이동환경에서 더욱 절실해졌기 때문이다. 일반 사용자도 장소와 시간의 구애를 받지 않고 필요한 정보를 신속하게 얻기를 원하고 있다. 생활·업무환경 변화로 생겨난 여가로 인해 사용자들의 정보 욕구가 증대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쓰고 있는 PC는 이동이 일상화된 모바일 환경에서 이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차세대 PC는 기존 PC 개념과는 달리 정보이용 환경과 사용 목적에 따라 특화된 기능과 형태를 가지는 사용자 맞춤형 네트워크 기반 디지털 정보기기다. 이런 까닭에 컴퓨터 환경은 최근 융· 복합된 정보단말기와 같은 차세대 PC로 급속도로 옮겨 가고 있는 것이다. 언제, 어디서나, 누구라도 디지털 라이프 스타일을 즐길 수 있는 보편적인 정보통신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차세대 PC는 정보 이용과 유지관리를 편리하게 하고, 우리 생활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와 컴퓨터와 패션·의류산업 등과 접목, 착용형 컴퓨터와 같은 신개념 정보기기 출현 촉진에 도움을 줄 것이다.

 차세대 PC는 기술 융합화와 정보기기 소형·경량화로 △PDA·전자지갑 등 지니고 다니는 전자비서 형태에서 △손목시계와 같은 액세서리형, 신체 착용형인 입는 컴퓨터 △향후 신체 내장형인 먹는 컴퓨터로까지 진화를 거듭, 미래형 컴퓨터 모습을 띨 것으로 보인다.

 차세대 PC가 추구하는 방향은 △첫째, 현재의 PC 기능들이 손목시계나 목걸이, 반지 등 작은 기기에서 처리되고 동전 크기의 4∼5GB 수준의 대용량 저장장치와 손톱 크기의 디스플레이 장치와 같은 소형화 △둘째, 사물이나 기기 등에 CPU·네트워크·소프트웨어 등이 탑재돼 일상생활에서 자주 사용되는 물건 등이 지능화된 기기로 변모되는 내장형·지능화 △셋째, 사람과 기기 간 인터페이스 개념에서 사람과 정보이용기기의 대상과 구분이 없어지고 편리하고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사람과 기기 간 상호작용(HCI:Human Computer Interaction)이라는 세 가지 특성을 가진다.

 차세대 PC는 하드웨어의 급속한 기술발전에 따라 고성능·초소형화되며, 정보통신망 속도와 대역 폭이 시스템 버스보다 더 빠를 때는 모든 시스템 구성요소가 네트워크를 통해 분리된 형태의 구조를 가지는 클라이언트 기술로 집약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이용하는 콘텐츠 역시 오디오·비디오와 같은 멀티미디어 정보 수준에서 사물의 촉감· 향내·맛 등 인간의 오감 정보까지 확대되어 현실감 있는 정보통신 서비스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임주환 /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원장 chyim@etr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