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대규모 임원인사 의미

 이번 KT 임원인사는 예년보다 큰 폭으로 늘린 대거 승진인사를 단행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 50대 이상 임원 6명을 2선인 연구위원으로 물리고 40대 임원을 대거 발탁해 평균연령을 3세 가량 낮춘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 과정에서 지금까지 관행이었던 연공서열과 부서안배를 파괴해 “인사를 통해 공기업의 잔재를 털어내고 능력과 현장중심의 KT를 만들겠다”는 이용경 사장의 의지를 내비쳤다.

 조직면에서는 경영전략실과 구매관리실 신설이 눈에 띈다. 비전경영실 폐지로 신설된 경영전략실은 기조실과의 역할 중복 논란을 피하면서 회사의 중장기 비전과 투자관리, 자회사관리 등을 가져간 반면 기조실은 연 단위 경영, 조직기획·관리개선으로 역할을 조정해 경영전략실에 무게가 실린 모양새를 보였다. 신설되는 경영전략실장으로는 노희창 상무가 선임됐다.

 또 평가와 집행이 분리돼 있던 구매부문은 효용성을 높인다는 취지 아래 구매전략실을 신설·통합한 것도 백미다. 초대 실장에 감사실 출신인 박인규 상무보를 임명한 것은 투명성을 강조한 대목이라는 분석이다.

 주요 보직으로 기획조정실장은 서정수 상무, 사업협력실장은 맹수호 상무보, 재무관리실장은 권행민 상무보가 각각 맡았다. 이는 자리순환 외 큰 폭의 흔들기를 자제해 혁신을 실천하되 균형감을 잃지 않겠다는 경영층의 의지로 받아들여진다.

 이 밖에 권은희 상무보는 여성으로는 두 번째로 KT 임원으로 발탁됐으며 권순철·이동면 상무보(42)는 최연소 승진, 채종진·우상은 상무보는 최단기간 승진(1년 8개월)으로 눈길을 끌었다. 또 각각 미 MIT공대와 국방대학원으로 파견됐던 홍원표 상무와 김영환 상무보가 차세대휴대인터넷 사업본부장과 특수사업단장을 맡아 본사로 복귀했다. 박부권 전무, 최문기 전무 등 6명은 신사업기획본부 내 연구위원으로 발령났다.

 이번 인사는 ‘인사를 통한 혁신’을 전면에 내세우되 무리수를 두지 않은 절충안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인사를 통한 혁신을 강조해온 이 사장은 인사를 결재한 지난 26일 밤 상무보 승진자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잘해보자고 부탁해 이 같은 속내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지연·김용석기자@전자신문, jyjung·y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