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휴대폰산업의 클러스터화

수출 200억달러라는 대기록을 달성한 우리나라 휴대폰 산업은 유럽과 일본을 추격해 이제 세계시장에서 이들 국가와 자웅을 겨루는 자랑스러운 국가 핵심산업 중 하나로 성장했다. 굳이 이러한 수출 실적을 내놓지 않더라도 내외신을 통해 들리는 소식에 따르면 기술·디자인·기능 등 여러 측면에서 국내 휴대폰의 우월성은 전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추세인 것 같다.

 이제 휴대폰 산업은 반도체 산업 못지않게 ‘한국’이라는 나라의 이미지를 높여 주는 디지털 산업으로 자리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핵심기술 부재라는 문제는 여전히 안고 있는 상황이며, 우리가 그러했듯이 새로운 신흥 디지털 강국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새삼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로 무서운 속도로 우리를 추격해 오고 있으며, 새로운 IT강국으로 떠오른 인도 역시 몇년 후 어떤 모습으로 변할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다.

 최근 중국은 자체 개발 투자를 통한 기술 축적은 물론, 재정난에 봉착한 국내 중견 이동통신업체와의 인수합병(M&A)을 시도하거나 해외 유명 업체와 전략적 제휴를 추진하는 등 첨단 휴대폰 관련 기술과 노하우를 얻기 위한 적극적인 공세를 펼치고 있다.

 지금이야말로 우리도 범정부적인 지원과 투자를 아끼지 말고 휴대폰 산업과 관련한 전 산업군이 함께 모여 현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본다.

 무엇보다 휴대폰과 관련된 전 산업군을 묶는 클러스터화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것이 시급한 시점이다. 휴대폰과 관련한 각종 부품과 장비·소재·애플리케이션·디자인·마케팅·교육에 이르는 다양한 산업군의 기업을 한 데 묶을 수 있는 클러스트화가 절실하다.

 많은 시간과 비용을 필요로 하는 핀란드와 같은 지역 산업 클러스터화는 차치하더라도 관련 산업을 한 데 묶을 수 있는 협의체나 단체와 교류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점에서 정부차원의 대책이 절실하다.

 관련산업이 한 데 모일 수 있는 기회와 교류의 장이 마련돼야만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활발한 정보 교류가 이루어지고 중복투자·과잉투자를 줄여 효과적인 개발 계획을 수립, 핵심기술을 국산화할 수 있다.

 특히 휴대폰은 많은 소재와 부품, 기술이 결합돼 있는 고가공도산업으로 휴대폰과 관련된 수많은 산업군과 기업이 있다. 이 가운데는 굳이 외국 제품이나 기술을 사용하지 않아도 될 만큼 충분한 기술력을 보유한 국내 기업이 다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보 및 접촉 기회의 부족으로 여전히 외산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현재 국내 휴대폰 산업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외산 의존도를 줄일 수 있는 가장 실효성 있는 방법 중에 하나가 바로 클러스터화를 통한 활발한 정보 교류와 체계적인 관리다. 또한 휴대폰과 관련한 전체 산업 중 특히 취약한 분야와 기술에 대한 진단과 집중 지원·육성을 위해서도 클러스터화의 필요성은 더욱 커진다.

 따라서 정부는 휴대폰 관련 산업의 정보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는 실질적인 협의체 구성을 보다 서두르고 관련 산업을 한 지역에 묶는 산업 클러스터화를 통해 휴대폰 산업을 국가 주요 산업으로 전체적인 관점에서 로드맵을 구성, 중장기적인 개발 전략을 실행해야 할 것이다.

 현재와 같이 외형적인 수출 규모나 당장의 수익만으로 산업의 활성화와 경쟁력을 따진다면 머지않아 중국과 인도는 물론, 현재의 유럽과 일본의 수성 앞에서 진퇴양난의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

 이제 휴대폰 산업은 단순히 기업의 이익을 넘어 국가 산업의 차원으로 한 단계 높여야 할 때다. 우리나라의 미래가 IT산업의 미래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김창균 아이지시스템 사장 ckkim@aijisyste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