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전기업계 새 사업에 눈 돌린다

국내 산업용무전기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건설경기 위축으로 건설사의 구매가 줄어든 데다 내년 초 테트라방식 국가통합망 구축을 앞두고 소방서, 관공서, 경찰서 등 공공기관의 구매가 중단되거나 신규 발주가 연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유니모테크놀로지, 에어텍정보통신 등 주요 산업용무전기 업체들과 메이콤 등 생활무전기 전문기업들은 해외 수출시장 개척에 주력하는 한편 신규사업에 눈을 돌리면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올해 국내 산업용 무전기 시장규모는 당초 예상 400억원보다 20∼30% 줄어든 300억원대 규모로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경기 침체는 물론 백화점, 할인점 등 유통업계 공급물량이 줄어들면서 공급처 찾기가 힘든 실정이다. 여기에다 공중망TRS가 보급되면서 택시 등 운송업계를 중심으로 무전기보다 공중망 TRS 사용이 늘고 있다. 공중망 TRS단말기는 사용료가 부과되는 단점이 있으나 통화권이 넓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유니모테크놀로지는 올 상반기 무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66억원에서 17% 감소한 55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신규사업으로 추진중인 CCTV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15억원에서 28억원으로 2 배 가량 늘었다. 에어텍정보통신의 경우 내수시장 무전기 매출액은 전년대비 7∼8억원 늘었으나, 판매수량은 전년대비 10% 가량 떨어졌다.그 동안 국내 무전기 시장에서 4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해 왔던 모토로라코리아 역시 공공기관 발주가 연기되면서 적잖은 영향을 받고 있다.

에어텍정보통신 관계자는 “건설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무전기 판매는 물론 자금회수가 어렵다”며 “중국 무전기 업체들의 저가 가격공세도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또 다른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따라 업체들은 내년 테트라 방식 TRS가 전면 도입될 경우 국내 무전기 시장이 대폭 축소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신사업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유니모테크놀로지는 해외 시장에 대한 무전기 수출을 늘리는 한편 CCTV, DVR 등 영상감시기기 사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유니모테크놀로지 관계자는 “최근 GPS 모듈을 독자적으로 개발하면서 GPS 수신기 사업도 본격 전개하고 있다”며 “전체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무전기 사업의 경우 수출시장 개척을 통해 활로를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생활무전기 업체인 메이콤의 경우 MP3플레이어 및 항공사에 OEM방식으로 납품하는 비디오플레이어 사업을 신사업으로 집중, 육성할 방침이다.

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