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신임 대구테크노파크 원장께

 대구지역 혁신사업을 주도할 대구테크노파크 원장이 선임됐다. 공개모집에 지원한 총 9명의 후보 가운데 3명이 이사회에 추천됐고, 이 중 영진전문대 산학협력단장이 3대 대구TP 원장으로 내정됐다.

 원장심사위원회는 ‘출연대학이 돌아가면서 원장을 맡아서는 안 된다’는 지역 여론을 반영해 처음으로 이사회 선출방식을 깨고 공개모집방식을 택했다. 이 방식으로 엄격한 심사를 거쳐 추천된 인물이 이사회에서 최종 선임됐다는 점에서 절차상 아무 문제가 없는 듯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 업계에서는 결과에 대해 그다지 개운해 하는 것 같지 않다.

 그동안 대구TP 원장 자리를 경북대·계명대·영진전문대 등 3개 대학에서만 맡아 왔는데 대구지역 벤처업계와 기관 등이 이 같은 자리 나눠먹기식은 안 된다는 의견을 꾸준히 제기해 왔기 때문이다. 이는 혁신기관을 이끌 참신한 인물 선임에 대한 기대감이기도 하다.

 이러한 바람을 반영하듯 최근 경북TP가 40대 중반의 젊은 인물을 단장으로 선임했고 지난달 대구기계부품연구원이 공개모집을 통해 관련 분야 전문가를 외부에서 영입하는 선례를 만든 바 있다.

 이런 사례를 볼 때 이번 대구TP 원장 선임 결과는 공개모집이란 형식과 절차를 통해 가장 유능한 인물을 뽑았다고는 하지만 ‘자리 나눠먹기식’이라는 외부의 눈초리에서 자유스럽지 못한 모양새가 됐다.

 대구TP 원장에 지원했던 한 인사는 “심사를 받기 전부터 이미 대구지역 인물 2명 가운데 한 명이 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해 들러리를 서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다.

 대구TP 관계자는 “원장에 응모한 외지인들은 이번 심사에서 핸디캡이 있다는 것을 알고서 지원했다”며 “TP사업에 대한 이해, CEO 자질, 전문성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최적의 인물을 선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절차와 결과가 어찌됐건 신임 대구TP 원장은 앞으로 임기 3년간 대구TP가 지역 혁신사업을 주도해 지역경제를 살리는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역량과 열정을 쏟아주길 기대한다.

  대구=경제과학부·정재훈기자@전자신문, jh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