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가 20Gb HDD가 장착된 휴대형 음악플레이어를 내놓고 이 분야 강자인 애플에 정식 도전장을 내밀었다고 로이터 등 주요 외신이 1일 보도했다.
이 제품(NW-HD3)의 가장 큰 특징은 자사의 독자적인 디지털음악 압축포맷인 ‘ATRAC’만 고집하던 소니가 대중적인 음악파일 형태인 MP3 포맷을 HDD 내장 제품에 처음으로 적용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사용자들은 다운로드한 MP3파일을 ATRAC 파일로 변환할 필요없이 곧바로 들을 수 있게 됐다. 이는 이미 MP3 형태로 자리잡은 온라인 음악시장에서 독자 포맷만을 고집했다가는 최대 목표인 ‘애플 타도’를 이룰 수 없다는 소니의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MP3포맷을 지원하겠다는 소니의 의지는 앞서 여러 번 표출됐으며 1Gb 플래시메모리 타입 음악 플레이어에는 MP3 포맷이 적용되기도 했다.
현재 MP3플레이어로 대변되는 세계 휴대형 음악플레이어 시장에서는 애플이 1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HDD 타입에서는 90%에 이를 정도로 애플의 아성은 막강하다. 애플은 MP3플레이어 ‘아이팟’ 하나로 1년 전에 비해 매출은 30%, 순익은 140% 늘어날 정도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주가 역시 최근 4년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플래시 타입 분야에서는 우리나라의 레인콤이 약 20%의 점유율을 보이며 수위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지난 25년간 세계적으로 3억4000만대를 판매하며 ‘워크맨’을 휴대형 음악플레이어의 대명사로 각인시킨 소니는 애플과 레인콤의 철옹성을 아직 뛰어넘지 못한 상황이다.
그러나 이번 20Gb HDD 장착 제품으로 다시 한 번 과거의 명성을 되찾겠다는 각오다. ‘워크맨’ 브랜드를 십분 활용하는 한편, 같은 20Gb 제품이면서도 가격은 249파운드(462달러)로 애플보다 30파운드나 비싼 고가 전략을 내세웠다.
소니 안도 구니다케 사장은 “이번 새로운 워크맨 출시로 아이팟을 제치고 소니가 휴대형 음악플레이어 시장을 장악할 것”이라며 “1년 안에 왕좌를 빼앗을 수 있을지는 확실치 않다. 그러나 이번 제품 출시는 한 업체가 시장을 독점하는 체제를 끝내겠다는 소니의 메시지”라고 애플 타도 의지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새로 출시되는 제품은 5개 색상에 배터리 한 개로 사용 가능한 시간이 아이팟의 12시간보다 2.5배 더 길다고 소니 측은 설명했다. 소니는 이 제품을 이달 중 일본과 영국에서 먼저 출시하고 미국과 아시아 등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전경원기자@전자신문, kwj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