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온라인게임서비스 1위 기업 샨다네트워크가 지난 30일 액토즈소프트를 인수하면서 국내 게임시장에 회오리 바람을 불러오고 있다. 이번 인수에 대한 한국의 여론은 ‘최악의 시나리오’라는 반응을 보였다. 게임업계도 1∼2년 후에나 닥칠 듯했던 외국 게임업체들의 공세가 조기에 표면화되면서 나름의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샨다 사태가 향후 국내 시장과 해외시장 진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3회에 걸쳐 긴급 진단한다. <편집자>
<상>오히려 당황한 샨다
샨다네트워크는 액토즈소프트 인수 발표 후 한국의 여론이 예상외로 강력한 ‘비난조’로 흐르고 있는데 대해 적잖이 당혹해하고 있다.
본지 12월 1일자 1·3면 참조
인수 후 풀어야할 문제가 한 두가지가 아닌 상황에서 여론마저 꺾이면서 자칫 자충수로 돌변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샨다가 우선 우려하고 있는 것은 한국 게임업체들과의 관계 냉각이다. 일단 한국게임이 없으면 샨다는 궁극적으로 기업활동에 제동이 걸리는 사업구조를 가졌다. 독자 개발 게임이 있다고는 하지만 전체 매출의 60% 이상은 한국산 게임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 게임업체 사장은 “중국측의 서비스 러브콜이 잇따르지만 샨다에 서비스권을 줄지는 재고해봐야할 시점이 된 듯하다”며 “샨다의 덩치만 키워주고 실제 과실은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상황에서 ‘남 좋은 일’을 나서서 할 필요가 있느냐”며 고심을 털어놓았다.
여전히 샨다의 서비스 강점과 브랜드 파워, 시장장악력을 매력적으로 느끼는 업체들도 있지만 앞으로 샨다와의 계약시 한국 업체에 불리한 조건이 가중될 개연성은 훨씬 커졌다.
샨다의 또다른 고민은 액토즈 인수후 액토즈와 지분관계에 있는 앧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와 걸린 문제가 더 꼬이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30일 샨다 측의 탕쥔 사장은 박상열 위메이드사장을 만나, 인수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점과 원만한 문제해결을 강력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위메이드측은 일단 냉담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진행중인 2가지 소송도 끝까지 밀고 가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하고 있다.
물론 이것이 위메이드가 샨다로부터 챙길 수 있는 부분을 최대한 이끌어내기 위한 전략적 계산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위메이드가 샨다 욕심대로 움직일 가능성은 거의 없어보인다. 위메이드도 대내외 눈치를 봐야할 상황까지 몰렸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박상열 사장은 2일 문화관광부 관계자들과 만나 이번 사태의 내용을 설명하고 정부측 입장과 대응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정부까지 나서 챙기고 있는 사안을 외면하면서까지 샨다에 ‘투항’하지는 못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샨다는 한국내 여론 악화 및 위메이드와의 협상 진행 등 급한 불을 꺼야 하는 입장이지만 자칫 적극적인 한국 내 행보가 더 큰 화를 불러올 수도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