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포럼]코스닥이 살아야 벤처가 산다

최근 정부는 침체의 늪에 빠져 있는 벤처와 코스닥시장을 살리기 위해 강격한 지원정책을 준비하고 있다.

 환율하락과 세계 경제둔화 등으로 우리 경제에 적신호가 감지되는 상황에서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거론하는 지금이야말로 경제의 구원투수로서 벤처와 그의 후원자인 코스닥시장에 거는 기대가 크다.

 첨단기술과 참신한 아이디어, 불굴의 기업가 정신 등 역동성을 특성으로 하는 벤처기업은 고용 없는 성장시대의 대안으로서, 지식기반 사회 전환기에 성장의 원동력으로서 그 중요성을 재론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그동안 정부의 벤처지원책은 다양한 벤처의 특성을 살리기보다는 실적이나 외형 위주의 단기적이고 양적인 형태에 치우쳐 부실 벤처를 양산하는 부작용도 있었다. 따라서 이번 신벤처지원책은 과거의 사례를 거울삼아 보다 신중하고 중장기적인 안목에서 검토하되 벤처 본연의 역동성이 살아날 수 있도록 과감한 규제완화와 경쟁압력이 필요하며 ‘선택과 집중’이라는 일관성있는 정책 실현이 요구된다. 벤처업계 또한 정부 지원에만 안주할 것이 아니라 업계 스스로 불굴의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해 혁신과 구조조정에 앞장서야 한다.

 이에 덧붙여 필자는 정부가 원하는 ‘제2 벤처’ 붐은 벤처의 후원자인 코스닥 활성화를 통해 제대로 구현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정부는 양적인 벤처 지원책의 후유증을 절감하고 간접적이고 질적인 지원에 역점을 두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다. 그 우선 과제가 다름 아닌 코스닥 활성화를 통한 투자의 선순환이다. 잘 알다시피 코스닥은 지난 97년 설립 이후 정부의 벤처육성책과 세계적인 기술주 투자 열풍에 힘입어 급성장했으며 그 결과 나스닥에 이은 전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신흥시장으로 발돋움했다. 코스닥은 벤처 자금조달 창구로서, 다양한 형태의 투자자금에 대한 회수시장 역할을 수행하며 기술 중심 신시장의 위상을 확립해 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순기능 이면에는 주가조작·자금횡령·회계분식 등 각종 비리로 인해 ‘벤처회의론’과 ‘시장불신’이 팽배하는 부작용도 나타난 게 사실이다. 이에 따라 건전한 기업마저 평가절하되는 시장 위기론이 불거지고 있다.

 이 같은 부작용을 해소하고 벤처 투자의 선순환 환경을 이루기 위해서는 코스닥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체질을 개선하고 투자자 신뢰회복을 앞당길 수 있는 시장의 건전성 제고가 무엇보다 시급하다.

 사업 특성에 맞는 다양한 진입 기준을 마련하고 유망 기업을 발굴하여 적극 유치함과 동시에 부실기업에 대해서는 즉각적인 퇴출을 적용하여 우량 기업 위주의 기술집약적 시장으로 거듭나야 한다. 기업비리를 근절하기 위해 블랙리스트제도를 도입하는 등 강력한 규제제도를 적용하여 정화능력을 높이는 노력도 필요하다.

 또한 규제 일변도 정책에서 벗어나 차별된 세제 혜택이나 규제 완화로 벤처의 역동성을 살려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향후 통합거래소 체제에서도 거래소시장과는 구별되는 코스닥만의 독립성이 보장돼야 할 것이다.

 ‘초고속 성장’이라는 코스닥에 대한 찬사가 어색하지 않기 위해서는 부총리의 언급처럼 ‘젖은 나무에 불을 붙이는 특단의 심경’으로 성공과 실패의 요인을 차분히 분석하고 반성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더불어 코스닥시장 참가자 모두 출범 당시의 초심으로 돌아가 시장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근본적인 고민이 따라야 한다.

 벤처는 그 공과를 떠나 일자리 창출을 통한 국민 경제 기여도만으로도 존재 이유를 자명하게 증명하고 있다. 코스닥 활성화는 다름 아닌 벤처 회생의 필수조건임을 알아야 한다.

 부디 내년이 코스닥의 부활을 통해 벤처가 다시 뛰는 원년이 되기를 기대하며, 코스닥시장이 금융 인프라 기능을 다하는 그 길이 바로 벤처 생존의 지름길임을 믿는다.

◆코스닥위원회 김형곤 상무 kom@ks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