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시장, 가입자 늘어도 단말기시장 썰렁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2004년 월별 국내 휴대폰 시장 현황

지난달 국내 이동전화 가입자가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휴대폰 제조사의 단말기 공급량은 이동통신 서비스 회사들의 재고물량 조절로 인해 세 달 연속 하락세를 기록,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1일 이동통신 3사와 휴대폰 제조사에 따르면 이동통신서비스 3사 가입자는 20만명 가량 순증했다. 반면 지난 11월 국내 휴대폰 시장 규모는 10월 79만대에서 5% 가량 감소한 75만5000대를 기록하면서 지난 9월(87만7000대), 10월(79만대)에 이어 3개월 연속 월 평균 100만대를 넘지 못했다.

 특히 11월 시장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 129만2000대에 비해 38% 가량 축소되면서 올해 휴대폰 내수시장 전체 규모도 예상을 빗나가 1600만여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김장원 하나증권 연구원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11월 내수 휴대폰 시장의 하락 추세가 일시적으로 둔화됐지만 번호이동성 제도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약해져 시황이 쉽게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동통신시장 순증 기조 회복=잇단 영업정지 사태로 7월 이후 침체를 거듭했던 이동전화 시장은 11월 들어 지난 6월 수준의 순증을 회복했다. 표 참조

 11월 LG텔레콤은 10만8000명의 신규 가입자를 확보, 600만명 돌파의 기세를 이어갔으며 SK텔레콤은 6만3000명, KTF는 1만7000명의 순증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3개 사업자의 순증이 19만여명으로 지난 6월 21만3000명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3개 사업자가 모두 가입자 순증을 기록한 것도 지난 5월 이래 처음 있는 일. 사업자들도 과도한 마케팅비 투입을 자제하면서 안정적인 순증 기조에 들어선 것으로 판단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내년에도 LG텔레콤 가입자의 번호이동성제 실시로 연초 번호이동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MP3폰과 DMB폰과 같은 신규 모델의 가입자 견인과 기기교체 수요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거듭되는 휴대폰 판매 침체, LG전자만 증가=LG전자의 휴대폰 판매량은 10월에 비해 소폭 증가한 반면 삼성전자, 팬택계열은 감소세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의 11월 휴대폰 판매량은 지난 10월 38만3000대에 비해 감소한 36만대를 기록했다.

 8월부터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던 LG전자(대표 김쌍수)는 11월 한 달 간 총 21만6000대를 판매, 10월 판매량 20만5000대에 비해 소폭 증가세를 보였다. 11월 LG전자의 내수시장 점유율은 25.4%였다.

 지난 10월 13만3000대를 판매한 팬택계열(대표 박병엽)은 11월 중 12만4000대를 판매하면서 감소세로 돌아섰다. 국내 시장점유율도 10월 16%에서 15%로 1%포인트 하락했다.

 휴대폰 업계는 이동통신 사업자의 수익성 개선 노력과 재고물량 소진을 위한 구매량 축소가 12월에도 이어져 크리스마스 등 연말특수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통신위원회의 보조금 지급 금지로 휴대폰 수요가 감소하면서 내수시장이 회복하지 못했다”며 “경기침체 장기화로 연말 특수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원석·김용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y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