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트라vs아이덴방식, 포스코 디지털TRS망 구축 격돌

유럽형 디지털TRS 표준방식 테트라(TETRA) 진영과 모토롤라의 TRS 아이덴(iDEN) 방식 진영이 포스코의 디지털TRS망 구축사업 수주를 놓고 운명의 한판을 벌이고 있다. 포스코 프로젝트의 규모도 크지만 자가망(테트라)과 공중망(아이덴)이 치열한 사실표준(de facto standard)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다른 대기업의 주파수공용망(TRS) 도입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가 지난달 26일 디지털TRS망 도입을 위한 입찰제안 설명회를 연 결과 테트라 방식의 노키아, 삼성탈레스, 모토롤라와 아이덴 방식의 KT파워텔이 입찰에 참여했다.

일부 업체는 △포스코만의 단독 TRS 시스템 구축 △망구축 직접 투자 △전체 단말기 대여 등의 파격적인 조건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키아는 교환기 시스템의 성능이 뛰어나고 안정적이며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내세웠으며, 모토롤라는 시스템 업그레이드가 용이한 점을 강점으로 부각시켰다. 삼성탈레스는 테트라 투자를 본격화한 가운데 영국 세퓨라의 다양한 단말기를 도입해 입찰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들 테트라 진영은 공통으로 △국가 재난통신망 구축사업에 표준으로 선정 △회선 장애로 교환기와의 접속운영이 불가능할 때 이용되는 기지국 단독운영 기능 △단말기간 직접통화 기능이 가능한 점을 강조했다.

자가망 방식의 이같은 공세에 맞서 아이덴 진영의 KT파워텔은 공중망이 막대한 초기투자 비용 없이 완벽한 전국 통화권 구축이 가능하며 타 시스템과 기능·호환이 가능해 VoIP, GPS를 이용한 물류망 연계도 용이한 점을 내세웠다. 특히 자가망 방식과는 달리 협력업체, 물류차량과도 통화할 수 있는 점이 강점이다.

KT파워텔은 아이덴 시스템의 일종인 ‘하모니시스템’(특정 지역에서는 자가망으로 사용, 지역을 벗어나면 전국 무전통화서비스 사용)을 활용, 자가망 임대사업을 적극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테트라 자가망과 아이덴 공중망 모두 장단점이 있어 우열을 가리지 힘들지만 내년부터 석유화학, 철강, 자동차, 조선 등 각 대기업이 디지털TRS 도입을 서두르고 있어 이번 입찰 결과가 영향을 미칠 게 분명하다”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포항과 광양제철소에 약 5000대에 이르는 아날로그 방식의 TRS 장비를 2008년까지 단계적으로 디지털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손재권기자@전자신문, gj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