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마인드 에너지

 인류는 에너지 고갈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한계 자원을 쓰다보니 에너지가 바닥을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따라서 에너지를 차지하기 위한 각국의 몸부림은 치열하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다른 한편에선 에너지전쟁으로 해석하고 있는 것도 이라크가 세계 2위의 매장량을 지닌 산유국이라는 데서 설득력을 갖고 있다.

 에너지 부족 국가의 생활은 비참하다. 미국의 경제 제재조치를 받고 있는 나라들을 방문하면 피부로 느낄 수 있다. 추운 겨울에도 나무나 석탄 연료를 써야 한다. 그마저도 없으면 ‘구들장이 사람신세를 지는’ 꼴이 되고 만다. 산유국마저도 석유가 부족해 에너지난을 겪는 사례도 있다. 한 민족인 북한 역시 에너지 부족으로 곤란을 겪고 있다. 겨울이면 실내에서도 겹겹이 옷을 껴 입고 생활해야 한다.

 에너지는 생활필수품보다 무기의 의미가 더 커졌다. 식량과 더불어 사람의 목숨을 좌지우지하는 고도의 무기로 탈바꿈했다. 나라마다 에너지 확보에 혈안이다. 동해가스전에서 우리나라 가정소비량의 2.2%에 해당하는 가스가 생산될 때 법석을 떤 것도 힘의 역학 관계에서 떠밀리지 않으려는 몸부림이 내면에 숨어 있다. 한 때 산유국의 꿈이 얼마나 컸던지 광구를 대상으로 한 대중가요 ‘제 7광구’란 노래가 유행한 적도 있다. 물론 ‘제 7광구’는 채산성이 맞지 않는 광구로 결론이 났지만, 그때 이후 석유를 향한 그리움은 우리 가슴에 응어리져 있다. 식량이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자주국방의 힘을 갖췄다면 이젠 ‘에너지 국방’을 갖춰야 할 때다.

 에너지 자급자족을 위한 대안이 요즘 화두다.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막대한 예산을 쏟고 있다. 그러나 이들 에너지가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앞으로 많은 시간이 걸릴지도 모른다. 산업에너지는 고사하고 당장 생활에너지도 충당하지 못하는 수준이다. 그나마 각광받고 있는 에너지가 있다면 원자력 에너지다. 하지만 원전폐기물 처리를 두고 지역마다 이기주의가 팽배하다.

 지금의 대체에너지 개발속도라면 당분간 ‘에너지 찬탈 전쟁’은 계속될 것이다. 그 전쟁을 바라보며 느긋하게 뒷짐 지고 있으려면 하루 빨리 대체에너지를 개발해야 한다. 물론 그보다 먼저 지역 이기주의를 버리는 너그러운 마음, 전체를 배려하는 ‘마인드 에너지’ 개발이 시급하다.

 디지털산업부·이경우차장 kw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