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광산업 벤처 국제경쟁력

지난 11월 8일부터 12일까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한국광산업진흥회 주최로 한국광산업 투자설명회가 열렸다. 진흥회로부터 이 행사를 위탁받아 주관한, 필자가 소속돼 있는 엘리어트인텔리전스는 지난해부터 국내 50여개의 광산업체를 대상으로 컨설팅을 지속적으로 수행해 왔다. 따라서 국내 광 관련 중소·벤처기업이 갖고 있는 강점과 약점, 그리고 보완해야 할 점 등에 대해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고 있다.

 필자는 행사를 준비하면서 먼저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한 미국 서부의 벤처캐피털리스트(VC)들이 가지고 있는 투자성향 등을 고려해 업체를 선정했다. 또 미국 VC도 단순한 자금투자만이 아닌 미국시장에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는 곳을 위주로 선정한 뒤 행사에 참여했다.

 현지에서는 이미 몇 년 전부터 미국의 광산업에 투자의향이 있는 VC들이 중국·한국·대만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었으며 그 중 댁내광가입자망(FTTH) 등 광통신 사업에 관심이 집중돼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이번 행사는 국내 참가업체의 입장에서는 자금을 유치하고 해외시장에서 자사 제품에 대한 시장성을 정확히 평가받기를 원했기 때문에 매우 의미가 있었다.

 이번 행사를 통해 미국의 한 회사는 내년 1월 우리나라를 방문해 보다 진일보된 미팅을 갖기를 원했고 유망업체에 대한 소개를 주최 측에 적극적으로 의뢰하는 등 많은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과연 국내 벤처기업이 곧 방문할 외국 VC의 요구를 충족시킬 만한 기술과 경영의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는지 솔직히 의문이 든다. 2∼3년간의 침체기를 지나 다시 불붙고 있는 국내외 VC들의 광산업에 대한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제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지금부터라도 국내 벤처기업이 자사의 강점과 단점을 파악하고 비전을 재정립해 투자유치의 결실을 거뒀으면 한다.

 <이혜리 엘리어트인텔리전스 이사 happy4535@elliotoptic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