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위의 PC업체인 IBM이 PC사업 부문 매각을 추진하면서 전세계 PC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특히 IBM이 중국 PC시장 1위 기업인 레노보(렌샹)와 매각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자 관련 업체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중국 레노보는 어떤 회사?=이번에 IBM의 PC사업 매각협상자로 거론된 중국의 레노보는 중국 시장 점유율 27%로 1위, 세계 시장에선 2.6%로 8위의 업체. 레노보는 지난 2년간 중국 시장에서 다국적 기업들에게 시장 점유율을 침식당하자 해외로 눈을 돌려왔다. 하지만 레노보의 해외 매출이 전체 매출액의 3%에 불과하고 해외 시장 경험이 풍부하지 못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레노보가 설사 IBM PC사업부문을 인수하더라도 IBM의 고객 및 직원들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PC업계 재편 신호탄인가?=IBM뿐 아니라 HP도 월가의 분석가들로부터 PC부문 재편 압력을 받고 있다. HP의 PC사업 마진은 올 해 0.9%로 1위 업체인 델과 상당한 격차를 드러내고 있다.이 때문에 PC사업부를 분사해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는 게 애널리스트들의 주장. 델이 직접 판매로 효율성을 높이고 있는데 반해 HP는 직접판매와 간접판매에 의존하는 이중유통체제로 경쟁에 밀리고 있다. 실제로 HP는 컴팩을 합병했을 당시 잠깐 1위를 기록하고는 델에게 넘겨줬다. 현재 칼리 피오리나 가 분사에 반대하고 있지만 언제 이문제가 수면위로 부상할지는 예상하기 힘들다.
2001년 해외 시장에서 철수해 미국 시장에만 주력해온 게이트웨이는 최근 일본 PC시장에 다시 진출하기로 했다. 일본의 이시마루 덴키 등 주요 가전 양판점 등을 통해 노트북 2종과 데스크톱 2종 등을 판매키로 한 것. 게이트웨이는 최근 멕시코 시장 진출 계획도 발표한 바 있다.
△델의 입지는 더욱 강화될 듯=PC시장에서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곳은 델이 유일하다. 델은 지난 3분기에 8억4600만달러의 순익을 거둬 지난 해 같은 기간의 6억7700만달러보다 이익이 25% 증가했다. 또 3분기 매출액은 125억달러로 지난 해 106억달러에 비해 18% 증가했다.
그러나 세계 PC시장은 2000년말부터 증가율이 둔화돼 2001년에는 PC 출하량이 전년 대비 4% 이상 감소했다.
모건스탠리는 내년 PC시장 성장률이 올해 11%보다 2% 포인트 낮은 9%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고, IDC는 2006년∼2008년의 세계 PC 출하량 증가율을 연평균 8%로 내다보고 있다. 가트너도 세계 PC 시장이 오는 2006년∼2008년에 연평균 5.7% 성장해 2003년∼2005년의 성장률 11.3%의 절반에 불과하고 10위권내 업체 중 3곳 정도가 시장에서 퇴출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PC업계의 재편은 어쩔수 없는 대세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소영기자@전자신문, sy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