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검침(AMR) 시장이 부상하고 있다. 원격검침이 전기, 가스, 수도 등의 유틸리티 분야를 비롯해 홈 네트워크 분야 등 광범위한 분야로 확대 적용되면서 원격검침(AMR) 관련 기술이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원격검침이란, 전기·수도·가스 공급자가 이를 사용하는 고객에게 공급한 양에 따라 요금을 부과하고 징수하기 위해 계량기로부터 고객의 사용량을 검침하는 작업을 원격에서 자동으로 수행하는 검침 자동화시스템이다. 검침원이 직접 방문해 수작업으로 하던 일을 컴퓨터와 통신기술을 이용, 중앙검침센터에서 자동으로 개별 수용가의 사용량을 검침함으로써 오검침으로 인한 민원이 획기적으로 개선되고 전력의 효율적인 관리가 가능한 기술이다.
검침업무의 자동화를 통한 검침 효율성 증대, 신속 정확한 요금계산, 전자식 전력량계가 수집한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해 수요 예측 등 전력회사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한 필수 시스템이 될 전망이다. 특히 원격검침 상용화가 확대되면 현재 시행중인 전기요금 누진제 적용을 위한 정확한 전력사용량을 산정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중요한 원격검침 도입의 기대효과로 볼 수 있다.
한국전력은 전력수요의 생산성 측면과 에너지 절약을 유도하기 위해 전기요금 누진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 제도는 가정에서 전기를 많이 쓰면 쓸수록 단가를 높여서 못 쓰도록 에너지절약을 유도하는 정책이다. 이는 가정용 전기사용을 억제해 산업용/상업용에 전기를 공급함으로써 산업활동을 촉진, 국가경쟁력을 제고한다는 취지다.
이 제도 역시 가정으로 원격검침 시스템을 확대 적용할 경우 세계표준시각으로 15분마다 리얼타임으로 검침이 이루어져 누진제 요금을 정확히 산정할 수 있어 이 제도의 취지는 더욱 빛을 발하게 될 전망이다.
원격검침은 이제 실생활에 가장 밀접한 IT 기술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일상 생활에서 전력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전력 서비스에 대한 사회적 욕구가 더욱 커지고 있으며, 특히 검침 자동화는 고객과 가장 밀접한 부분으로 고객 서비스 강화는 물론, 검침 인력을 자동원격검침시스템으로 대체해 현대사회가 발전함에 따라 늘어나는 부재고객에 대한 재방문과 교통문제로 인한 검침효율 저하 등으로 야기되는 원가부담을 줄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다양한 요금제도 및 수요 관리를 통한 경제적인 전력 공급 기반을 마련할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것도 검침 자동화의 도입을 활성화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 원격검침 기술을 선보인 것은 지난 97년으로 한국전력공사가 외산제품을 도입해 시범서비스를 실시하면서다. 시범사업 결과 외산은 고가이면서 시스템이 국내 실정에 맞지 않아 수입대체효과와 중소기업 육성 차원에서 원격검침 소프트웨어의 국산화 시범사업을 추진하게 된 것이 원격검침 기술의 국산화에 성공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한국전력공사는 성공적으로 원격검침 사업을 추진, 해외시장 개척에도 발벗고 나서고 있다.
한국전력은 전기고장 안내시스템, 배전자동화 시스템 도입 등 90년대 후반부터 꾸준히 전력 자동화를 추진, 일본의 도쿄전력보다 전력자동화 측면에서 앞서는 등 아시아 전력회사로부터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국내 AMR 기술은 한국전력공사가 추진한 고압원격검침 사업을 계기로 원격검침 기술이 발전하게 됐다. 전화선(PSTN)이나 케이블 TV망을 이용한 원격검침 시스템이 개발된 데 이어 이동통신기술이 접목된 원격검침 시스템이 선보이면서 전기분야의 원격검침 상용화 시대를 활짝 연 바 있다.
지금은 한발 앞서 저전력의 국제 무선통신 표준인 지그비(Zig Bee)기술을 이용한 무선 원격검침 시스템이 개발되고 있어 전원이 공급되지 않는 가스 및 수도 검침과 주택용, 소규모 상업용 전력의 원격검침에서도 경제성과 기술적인 문제점을 해결하고 경제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검침시장은 전기분야에 이어 가스분야로 이미 확대돼 추진되고 있으며, 수도분야 및 디지털 홈 등 다양한 원격검침 시장이 열리고 있는 추세다.
또한 전세계적으로 원격검침 시스템은 이제 도입단계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관련 부처의 제도 마련과 유틸리티 회사의 적극적인 기술도입이 이루어진다면, 한국은 원격검침에 관련된 새로운 IT 기술을 무기로 세계시장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맞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조송만 누리텔레콤 사장 csm@nuritelec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