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업체, 디자인 전략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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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휴대폰 업체들의 디자인 전략에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멀티미디어 기능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면서 전통적으로 바 타입을 고집해 왔던 노키아, 소니에릭슨 등 유럽기업들이 최근 폴더형 제품 라인업을 확대해 시장점유율 향상에 나섰다. 삼성전자 등 국내 업체와 모토로라 등은 내년 슬라이드폰을 전략상품으로 내세워 노키아 추격의 고삐를 바짝 당길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슬라이드폰이 바 타입에 익숙한 유럽인들의 취향에 적합할 뿐 아니라 스마트폰으로의 설계 변경도 쉬워 SK텔레텍이 처음 도입한 슬라이드 디자인이 듀얼폴더에 이어 글로벌 휴대폰 디자인 산업에서 새로운 ‘폰(phone) 팩트’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동안 바 타입 GSM단말기 마케팅을 고수해 온 세계 1위 업체 노키아는 올 상반기 처음으로 슬라이드폰 ‘노키아7200’을 출시한 데 이어 내년 출시예정인 40모델 중 30% 이상의 단말기를 폴더형으로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듀얼폴더 디자인을 통해 휴대폰 시장에 새 바람을 일으킨 삼성전자는 내년 슬라이드 타입 단말기를 전략상품으로 내세워 1위 노키아의 아성을 무너뜨린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유럽 시장에 슬라이드방식 메가픽셀폰(모델명 E-800)을 출시한 데 이어 12월 들어 D-500도 전략상품으로 수출하기 시작하면서 마케팅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삼성전자 고위관계자는 “휴대폰 시장에서 디자인 경쟁력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졌다”며 “슬라이드폰은 물론 새로운 폰팩트 제품 개발에 연구개발(R&D)비를 집중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운영모델 중 바타입과 폴더타입 비중이 각각 50%를 차지하는 모토로라도 현재 GSM단말기 1모델에 불과한 슬라이드폰 비중을 늘린다.

 진정훈 모토로라코리아 사장은 “모토로라는 폴더, 로테이트 방식에 이어 슬라이드 비중을 늘릴 계획”이라며 “한국 시장에서도 슬라이드 방식 MP3폰을 내년 초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SK텔레텍, 이지엠텍 등 국내 중소벤처기업들도 중국 등 해외시장에서 ‘디자인 한류’ 돌풍을 슬라이드폰으로 불러일으킬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김동필 이지엠텍 사장은 “이머징 마켓에는 단말기 디자인 경쟁력이 구매를 결정하는 주요 요인”이라며 “슬라이드폰을 앞세워 떠오르는 신흥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장원 하나증권 연구원은 “디지털 컨버전스의 중심은 휴대폰의 본래 기능인 음성이 아니라 비디오 기능 향상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LCD창의 크기를 최대한 확대할 수 있는 슬라이드폰 수요는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