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속도로 불리는 ‘테라비트(Tbps)’급 네트워크 장비 시장을 놓고 다국적 통신장비업체간 경쟁이 불붙었다.
지난 5월 시스코시스템즈가 테라비트급 라우터 ‘CRS-1’을 선보인데 이어 라우터 시장의 최대 라이벌인 주니퍼네트웍스도 메트릭스 기술을 활용한 테라비트급 차세대 라우터 ‘TX 메트릭스(MATRIX)’를 7일 선보였다.
이에 따라 국내 대용량 통신장비 시장을 놓고 다국적 네트워크 업체들간 테라비트(Tbps)급 네트워크 장비 마케팅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게 됐다.
현재 고용량 라우터 경쟁은 국내 최대 트래픽이 발생하는 KT 구로·혜화전화국의 백본을 차지하고 있던 시스코 7600제품을 하단으로 끌어내리고, 640기가비트급의 T640을 공급해 그 자리를 차지한 주니퍼가 우세를 점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출시한 제품이 시스코의 CRS-1. 그러나, 또다시 주니퍼가 메트릭스 기술을 내세워 TX 메트릭스를 출시하면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개 국면으로 접어든 셈이다.
주니퍼의 신제품은 멀티 섀시 설계의 중앙 라우팅 및 스위칭을 제공하는 제품으로 여러 대의 T640을 병렬로 연결하여 1 초당 30억 패킷을 처리하는 코어 솔루션 기능을 제공하는 제품이다.
특히 이미 검증된 제품인 주니퍼의 최대 용량 라우터인 ‘T640’을 연결, 사용한다는 점에서 향후 무한대의 속도 증가도 가능하다는게 주니퍼측의 설명이다. 주니퍼는 이미 기술적으로는 640기가비트급의 T640 모델을 4대, 8대, 16대까지 연결해 2.5테라비트에서 최대 10테라비트까지 초고속, 대용량의 네트워크 환경을 지원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한국주니퍼네트웍스측은 “주니퍼에서 선보인 테라급 기술은 기존에 구축된 T640 모델을 교체할 필요없이 증설되는 물량을 추가 설치하고, 여러대의 장비를 하나의 테라급 장비처럼 운영할 수 있는 혁신적인 모델”이라며 “이미 국내에 공급된 T640 사이트에 메트릭스 기술을 적용하면 경제적으로 대용량, 초고속의 테라비트 환경을 구현할 수 있는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밝혔다.
이에 반해 지난 5월 테라비트급 네트워크 개발 경쟁에 불을 지핀 시스코시스템즈의 CRS-1은 1개 섀시에 1.2테라비트, 확장시 최대 92테라비트까지 지원할 수 있는 제품이다.
이 제품은 현재 스프린트, SBI 등과의 테스트를 거쳐 일본, 독일 등지에 공급되고 있고, 빠르면 내년에 우리나라에서도 본격 상용화가 가능할 전망이다.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는 “이미 국내 통신서비스 환경이 초고속, 대용량의 트래픽을 요하는 멀티미디어 시대로 급격하게 전환되고 있다”면서 “늦어도 내년중에는 국내 통신사업자에 CRS―1을 공급하기 위해 영업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시스코가 CRS―1을 런칭할 때 미국 본사로 주요 고객과 언론을 초청, 대대적인 런칭 행사를 개최한 것과 같이 주니퍼도 미국 본사와 각 지역 핵심 전략 국가에 전 세계 기자들과 주요 통신사업자 관계자들을 대거 초청, 테라급 라우터 경쟁시대를 선언할 것”이라며 “두 업체간 본격적인 대용량 라우터 경쟁이 불붙었다”고 설명했다.
홍기범기자@전자신문, kbh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