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콘텐츠 업계의 자금 조달에 숨통을 틔워줄 기대주로 꼽혀온 ‘기술담보대출제도’가 업계의 뜨거운 관심 속에 시행 첫해부터 연착륙에 도전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문화관광부가 기술신용보증기금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지난 10월 시작한 ‘원스톱 기술평가보증제도’가 현재까지 40억 원의 대출 실적을 올리며 일단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이는 올해 융자 실적이 지난 8월까지 177억원에 불과했던 ‘문화산업진흥기금’의 활성화를 고민해온 문화부로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문화부는 이번 ‘기술담보 대출제도’의 시행으로 올해 100억원의 추가 융자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해왔다.
보다 고무적인 것은 지금까지 47개 업체가 총 240억원 규모의 기술담보 대출을 신청했다는 사실이다. 이 같은 열기는 지난 10월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한 ‘기술담보대출 융자사업 설명회’에 140여명의 관계자들이 몰리면서 어느 정도 예견됐지만 경기 침체 여파로 실제 신청으로 이어질지 여부는 불투명했다는 점에서 다소 의외다.
기술신용보증기금 측도 이 같은 열기에 놀라고 있다. 기술신보 관계자는 “문화콘텐츠 업계가 이처럼 기술담보 대출제도에 관심을 보여 놀랐다”며 “이미 2배수 이상 신청이 들어왔지만 기술평가가 힘든 문화콘텐츠 산업의 특성상 예상외로 탈락률이 높게 나오고 있어 접수를 마감하지 않고 계속 신청자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화콘텐츠 업계는 기존 ‘문화산업진흥기금’의 저조한 운용실적이 정부가 내세운 기금 폐지론의 주요 이유 중 하나였다는 점에서 ‘기술담보 대출제도’에 대한 열기가 기금 존속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총 2600억원 규모의 ‘문화산업진흥기금’ 제도는 그동안 물적 담보능력이 부족한 문화콘텐츠 업계의 이용률이 낮아 지난 8월 기획예산처가 발표한 ‘기금존치평가 결과’에서 낮은 점수를 받고 폐지 위기에 처해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문화산업진흥기금’에서 사업비를 융자받으려면 물적담보가 필요했기 때문에 영세한 기업들이 활용하기 힘들었지만 ‘기술담보 대출제도’의 도입으로 활용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한편 문화관광부는 내년부터 ‘기술담보 대출제도’의 대출규모를 500억원까지 늘릴 계획이다.
정진영기자@전자신문, jych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