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통신 시장 장벽 여전히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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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면서 통신 시장을 개방하고 있지만 △정책적인 혼선 △중국 정부의 간섭 △비싼 초기 시장 진입 비용 등으로 외국계 통신업체들이 중국의 통신 시장에 진입하기가 여전히 힘든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최근 외국계 통신 업체의 유선 전화 시장 진출을 처음으로 허용했으며 이동통신사업자들의 외국인 소유 지분 비율을 현재의 35%에서 49%까지 확대하는 등 통신 시장을 개방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통신시장 개방 정책에도 불구하고 외국계 통신 업체들이 실제로 중국 시장에 진출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많다. 미국 AT&T의 홍콩 지사 부사장인 스티브 로우는 “중국의 통신시장은 여전히 규제와 간섭이 많아 외국 사업자들을 절망에 빠뜨린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의 간섭과 규제는 통신 서비스를 국가 안보와 직결된 전략적인 부문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중국 정부가 통신 관련 법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외국계 기업의 진출을 저해하는 요인이다. 중국이 수십 년 동안 통신관련법을 정비해 왔지만 규제 조항이 여전히 불명확하다.

특히 초기 진입 비용이 지나치게 많은 것도 외국계 통신사업자들의 불만이다. 외국계 기업이 중국의 통신사업자와 합작해 새로운 통신 회사를 설립하는 데 드는 비용은 최소 2억5000만달러에 이른다.

이러한 이유로 미국의 MCI나 싱가포르의 싱가포르텔레콤(이하 싱텔) 등 몇몇 외국계 통신 업체들은 중국 기업 고객들에게 제한된 서비스만 제공하고 있다.

MCI와 싱텔은 중국의 전화사업자인 차이나텔레콤과 차이나넷컴으로부터 전화선을 임대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싱텔의 중국사업 담당자인 데이빗 림은 “중국 시장은 매우 폐쇄적이지만 아직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다”며 “중국 통신 시장 개방 과정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수기자@전자신문, mim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