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리(수탁생산)·IC설계 등 분야를 중심으로 대만 반도체 업체들의 중국 시장 공략이 본격화 될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대만의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TSMC가 지난 10월 상하이에서 상업용 제품 생산에 돌입함에 따라 대만 업체들의 본토 공략이 본격 시작됐다고 8일 보도했다.
이번 TSMC의 상업용 제품 생산을 계기로 파운드리 분야를 비롯해 IC설계 및 반도체 검사 장비 등 분야에 까지 대만 반도체 업체들의 중국 진출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만 업체들이 본토 공략을 강화하는 것은 저비용 생산에 따른 수익성을 기대하기보다는 본토 진입 없이는 거대한 시장을 잃을 수도 있다는 위기감 때문인 것으로 파이낸셜타임스는 분석했다.
대만 IT기업들의 본토 진출은 수년간 시도돼 왔다. 1990년대까지 대만의 전체 중국 투자 금액 가운데 전자산업 비중은 28%에 그쳤으나 2001년과 2003년 사이 38.1%로 늘었으며 올해 10월 현재 45.2%까지 확대됐다. 투자 기업도 과거에는 주로 단순 조립생산에 집중돼 있었지만 TSMC의 상륙으로 칩 제조와 같은 핵심 분야로 전환되고 있다. 대만 정부도 반도체 제조업체들의 본토 투자를 제한했었지만 3년 전부터는 이를 완화했다.
이같은 상황을 반영 이미 미디어텍, 비아, 선플러스, 노바텍 등 대만의 4대 IC설계 업체들이 본토의 칩 설계업체와 중국 대학에 연구비를 지원하기 시작했으며 이노시스는 대만의 메모리 설계업체인 매크로닉스의 자금지원을 받아 이미 지난 99년부터 쑤저우에 반도체 설계 업체를 설립, 운영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 당국이 대만 업체들의 진출을 받아들이면서 IC설계 기술의 이전을 적극 유도하고 있어 앞으로 IC설계부문에서 중국의 기술력이 한단계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TSMC와 UMC가 1980년대에 설립된 이래 대만의 IC설계 산업은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거대 시장인 중국 본토를 대상으로 한 칩 설계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게 대만 업체들의 주요 목표다. 중국 측 통계에 따르면 본토의 칩 설계분야 매출이 올해 8억8300만달러를 형성, 성장률 60%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대만의 반도체 애널리스트들은 “대만 업체들이 반도체 제조 시장에서 중국 본토에서 본격적인 경쟁을 하는 데는 앞으로 8∼10년이 걸릴 수도 있다. 그러나 이들 업체들의 재정적 기술적 지원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경원기자@전자신문, kwj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