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인터넷과 인터넷전화 그리고 방송을 결합한 묶음상품인 트리플플레이서비스(TPS)를 두고 통신사업자와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가 각기 다른 입장을 표명해 내년 전국 단위 상용서비스가 실현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데이콤(대표 정홍식)은 기존 TPS가 단순 결합서비스 구조라고 보고 이용자 중심의 패키지형 상품 구조와 저렴한 요금체계로 내년 1월 TPS에 나선다고 9일 밝혔다.
데이콤이 선보일 패키지형 TPS는 전화(시내·시외·국제·인터넷전화), 초고속인터넷(광랜), 방송(위성 ·아날로그·디지털), 이동통신 등의 다양한 개별 서비스를 이용자가 하나의 패키지로 신청할 수 있고, 여기에 특화된 부가서비스를 추가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하나로텔레콤(대표 윤창번)은 내년 1월 서울 영등포, 동대문, 양천, 강서, 마포 등 5대 지역에서 TPS를 시작한다. 대전(4개 SO), 광주·전남(3개 SO), 대구(3개 SO)에서도 TPS 구현이 가능하다.
하나로텔레콤은 지난 7일 중앙MSO와 사업제휴 본계약을 한 데 이어 현재 주요 MSO 및 SO와 추가 협력을 통해 전국 SO권역의 50% 이상에서 융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데이콤과 하나로텔레콤이 전국 단위 TPS를 구현하려면 씨앤앰, 태광산업계열MSO(태광MSO), CJ케이블넷, 큐릭스, 현대백화점계열SO(HCN) 등 시장 점유율 40%를 넘는 주요 MSO와 협력하는 게 관건이다.
방송위원회에 따르면 특히 3개 메이저 MSO가 점유한 방송구역은 총 77개 중 33개며, 보유 SO는 전체 119개 중 41개에 달한다.
MSO는 통신사업자들의 TPS 구상에 대해 “희망사항일 뿐 시기상조”라고 일축했다.
한 SO 관계자는 “MSO는 광대역통합망(BcN)과도 연계되기 때문에 당장 통신사업자들과 협력하기보다는 오히려 MSO 간 협력을 통해 디지털방송을 앞당기면서 독자적인 TPS를 구현한다는 전략”이라며 “통신사업자와 제휴를 하더라도 개별 MSO가 협상하기보다는 MSO가 뭉쳐서 통신사업자들과 손잡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MSO와 SO는 내년 통신방송 융합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독자 보유망을 바탕으로 △무선서비스 제휴 △와이브로 제휴(가상이동망사업(MVNO) 포함) △DMB사업 참여 등을 깊이 있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 통신사업자 관계자는 “TPS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통신사업자와 방송사업자 간 협력이 필수지만 서로 조건을 까다롭게 내세워 제휴가 쉽지 않다”며 “관련 법이 묶음상품에 대해 개방적이지 못한 것도 제휴를 가로막는 요소”라고 지적했다.
손재권기자@전자신문, gj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