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가 몇 년째 계속되면서 명절이 명절 같지 않고 연말도 연말 같지 않다. 예년 같았으면 거리를 가득 채웠을 크리스마스 트리나 캐럴, 구세군 종소리를 만나기 힘들어졌고 있다 해도 크게 관심을 가질 만한 여유도 없어진 듯하다.
반면에 요즘 TV를 켜거나 신문을 펼쳐보면 공통으로 느껴지는 게 있다. 각종 대상과 시상식이다. 한해 동안 저마다의 분야에서 열심히 일해 국가나 산업 발전에 기여한 기업과 유공자에게 정부나 기관·단체들이 상을 주는 행사가 넘쳐난다. 과거엔 크리스마스 같은 기념일을 전후해서 연말연시 분위기를 느꼈다면 요즘엔 이 같은 시상식을 통해 한해를 돌아보고 정리하는 기회를 갖게 된다.
지난달 말에 있었던 무역의 날 시상이 그렇고 신소프트웨어상품대상, 정보보호대상, CIO대상, e비즈니스 대상, 전자상거래대상, 전파기술대상, 게임대상, 광고대상, 한국영화대상 등 일일이 꼽기 어려울 정도다. 산업분야마다 경쟁적으로 상을 만들다 보니 해마다 상의 격이 높아지고 규모도 커지는 등 수혜자가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훈장제도가 처음 시행된 건 1900년(광무 4년) 훈장조례(칙령)를 공포하면서부터다. 처음에는 금척대훈장·이화대훈장·태극장·자응장 등 4종이 있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팔괘장·서성대훈장·서봉장이 추가되는 등 훈장의 종류도 늘어났다. 지금은 무궁화대훈장·근정훈장·수교훈장·산업훈장·문화훈장·과학기술훈장 등 12종의 훈장과 12종의 포장이 있다.
정부가 수여하는 훈·포장이 이 정도니 각종 표창이나 민간 기관과 단체에서 자체적으로 수여하는 것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아진다.
상은 수없이 많지만 받는 입장에서는 늘 설레고 긴장된다. 또 자신이 하고 있는 업무 분야에 새로운 자신감을 주고 활력소 역할을 한다. 칭찬은 듣는 이로 하여금 하고자 하는 의욕을 갖게 한다. 수동적으로 반응하는 사람도 자발적으로 행동하게 하는 힘을 갖고 있다.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한다’는 말도 있다. 달리는 말에 채찍질을 가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당근을 제공해서 더 빨리 달리게 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경제과학부·주문정차장@전자신문, mjj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