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사업자의 수익모델에 따라 통신·금융, 통신·음악 융합서비스의 명암이 엇갈렸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규 공급 단말기 중 금융거래를 위해 IC칩을 장착한 모바일뱅킹폰의 비중이 올해 중반기 정점에 달한 뒤 하반기부터 점차 하락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은 올 하반기 이동통신 3개 사업자가 서비스 제휴 은행을 모든 시중은행으로 확대하는 등 판매 접점을 크게 늘린 것과는 상반된 추세다. 반면 MP3 통합폰 비중이 하반기로 갈수록 늘어나 MP3폰이 대표적인 컨버전스 단말기로 등장할 추세다.
◇‘모바일 뱅킹폰 주춤’=SK텔레콤은 지난 4월 전체 단말기 공급 건수(입고기준) 중 모네타폰이 차지하는 비중이 50%까지 올라갔으나 이후 30%대로, 8월과 9월 20%대로 떨어졌으며 KTF는 7월 최고치인 47%에 달한 뒤 11월 10%대로 떨어졌다.
SK텔레콤과 KTF는 이 같은 정체 이유로 금융칩 발급의 주도권이 은행으로 넘어가면서 은행별로 호환이 안돼 각기 다른 칩을 갈아끼워야 하는 불편이 생겨났고, 모바일 뱅킹의 수익모델이 데이터통화료에 그쳐 굳이 모바일 뱅킹폰 판매를 독려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하반기 마케팅 행사가 급감해 컨버전스폰의 공급 비중이 떨어진 영향도 있지만 이통사가 굳이 수익성이 없는 모바일뱅킹폰 비중을 늘릴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도 한 원인”이라고 말했다.
KTF 관계자도 “철도청이 추진하는 모바일티케팅 사업에도 철도청이 자체 칩을 내장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아예 협상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며 “금융기관 간 호환이 되는 통합칩이 나와야 소비자의 편익과 컨버전스 서비스의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해져 폰 공급이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뱅크온으로 13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한 LG텔레콤도 7월 이후 하반기에 접어들며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MP3폰은 초기 성장 거듭’=MP3폰 비중은 하반기까지 비교적 꾸준하게 늘었다. SK텔레콤과 LG텔레콤에 이어 KTF가 음악서비스와 마케팅을 본격화하면 성장세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사업자들은 그러나 휴대폰 음악서비스도 모바일뱅킹과 마찬가지로 ‘이통사-음원관리자’ 간 수익배분 모델의 향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측했다. SK텔레콤의 ‘멜론’과 LG텔레콤의 ‘뮤직온’이 서로 다른 협력모델로 경쟁하고 있기 때문.
유료서비스를 시작한 SK텔레콤 측은 “이통사와 음원산업계가 공동 수익을 창출해 나눌 수 있는 모델을 만들어야 서비스 확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무료 서비스로 가입자 확대에 초점을 둔 LG텔레콤 측은 “컨버전스 서비스는 최대한 고객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수익성 확보 방안은 유료화가 시작하는 내년중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김용석기자@전자신문, y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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