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작 PC게임 내년엔 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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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국산 PC게임은 0개?’

 국산 PC게임이 멸종할 위기에 처했다. 불법복제와 온라인게임 득세 속에서도 그나마 명맥을 이어온 국산 PC게임이 내년을 기점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것이다.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최근 통계자료에 따르면 올해들어 11월까지 등급분류를 받은 국산 PC게임은 22개에 그치고 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68개에 비해 67%나 감소한 것이며 2002년 151개에 비해서는 무려 85%나 감소한 것으로 국산 PC게임의 현실을 잘 말해주고 있다.

 이같은 추세로 갈 경우 내년에는 국산 PC게임이 하나도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본지 조사에 따르면 현재 개발중인 국산 PC게임은 전무한 상태이다. 따라서 PC게임의 제작기간이 통상 1년 정도 걸리는 것을 감안해 볼때 내년에 출시될 게임이 전무할 것이라고 판단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상희 나비야 사장은 “대박 PC게임도 판매량이 3만장을 넘기기 어려워 개발비조차 건지기 힘든게 PC게임의 현실”이라며 “PC게임시장이 워낙 위축돼 회복이 불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실제 올해 출시된 국산 PC게임중 1만장을 넘긴 타이틀은 전무하며 내달 출시될 메가폴리엔터테인먼트의 ‘러브’가 예약판매량 2만장으로 그나마 선전하고 있다.

 PC게임시장 몰락의 가장 큰 원인은 P2P와 와레즈사이트를 통한 불법복제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최고 기대작으로 평가받던 외산 게임 ‘하프라이프2’와 ‘둠3’ 등은 물론 국산 PC게임도 불법복제로 많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업계에서는 추산하고 있다. 이에따라 대다수 PC게임제작업체들이 불법복제에 대한 위험이 거의 없고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온라인게임 제작으로 속속 전환하고 있다.

 PC게임업체로 지명도가 높았던 손노리·나비야·메가폴리·조이맥스 등 개발사들도 내년에는 PC게임 대신 비디오게임과 온라인게임에 주력할 예정이다. 게이머들 역시 온라인게임과 비디오게임·모바일게임 등으로 옮겨가고 있어 국산 PC게임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산PC게임뿐만 아니라 국내에 출시되는 외산PC게임도 연간 30%씩 감소하고 있다”며 “PC게임이 줄어드는 것은 세계적인 현상이며 타 플랫폼에 밀려 틈새시장 공략에 머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상희기자@전자신문,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