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비디오게임 타이틀 시장 확대에 따라 관련업계의 주름살이 늘어나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SCEK)·위자드소프트·EA코리아·대원·MS 등 비디오게임 배급사들은 최근 급증하고 있는 용산전자상가·국제전자센터·테크노마트 등 전자상가를 중심으로 중고게임타이틀 유통이 비디오게임 타이틀 시장 위축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판단아래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그러나 중고 게임타이틀 판매가 비싼 타이틀 가격 때문에 신품 구입을 망설이는 소비자들을 끌어들여 오히려 비디오게임시장을 활성화한다는 이견도 있어 비디오게임 배급사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면초가에 처해있다.
◇신품 타이틀 판매에 걸림돌=배급사들은 게임타이틀 발매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중고타이틀이 게임매장에서 절반 값에 유통됨에 따라 신품 판매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불법복제 타이틀이 정품 판매 위축에 가장 큰 원인이지만 중고 타이틀도 이에 못지않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SCEK의 한 관계자는 “새 타이틀을 발매한지 1주일만에 중고시장에 나오는 경우도 많다”며 “이런 상황에서 과연 어떤 소비자가 새제품을 사겠느냐”고 중고타이틀시장 확대에 대해 우려감을 나타냈다.
◇유통시장에 대한 불신감 높여=현재로서는 중고타이틀 판매가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어 배급사가 이를 제재할 수 있는 수단은 없다. 그러나 배급사들은 일부 업소가 마진이 많은 중고타이틀 판매를 확대하기 위해 신품을 제값받고 팔기 보다는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팔아 유통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문제는 대부분의 매장들이 현행 법규를 위반하고 무자료 거래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고제품을 이익을 목적으로 판매할 경우 부가가치세를 내야하지만 부가세를 안 내기 때문에 불법 사항이라는 주장도 있다.
◇중고 타이틀 시장 양성화 시급=일부에서는 신품 구매 동기를 부여하고 소비자가 별 소용이 없는 타이틀을 처리할 수 있는 유통구조를 형성한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며 중고시장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 다만 중고 타이틀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늘어나고 있는 점을 감안, 중고 타이틀도 제품의 상태나 출시시기에 따라 등급을 정해 가격을 책정하는 등 양성화할 필요가 있다는 업계의 지적이다. 이와함께 배급사들도 출시가 1년 이상 지난 타이틀의 경우 패키지를 다시 만들어 신품보다 싸게 공급하는 전략을 확대하면 자연스럽게 중고 게임타이틀 시장이 줄어들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권상희기자@전자신문,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