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시만텍이 베리타스를….”
미국 IT기업들이 요동치고 있다. 연말을 불과 며칠 앞두고 대규모 인수·합병(M&A) 소식이 잇따르고 있는 것.
불과 5일 전 미국 3위 이동통신 사업자인 스프린트와 5위 넥스텔커뮤니케이션스가 360억달러(약 38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M&A를 추진한다고 밝힌 데 이어, 이틀 전에는 오라클이 18개월간 끌어온 피플소프트 인수를 103억달러에 성사시켰다고 깜짝 발표했다. 그러더니 어제는 보안 소프트웨어 업체인 시만텍이 베리타스를 130억달러에 인수하기 위해 막바지 협상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 모두 100억달러가 넘는 대형 M&A다. 불과 며칠을 사이에 두고 3건이나 터져 나왔다. 말이 100억달러(약 10조원)지 우리나라 1년 예산의 10분의 1이나 되는 큰돈이다. 국내 다국적 컴퓨터 업체 중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린다는 한국HP와 한국IBM의 연간 매출액보다 10배나 많다.
이들 대형 M&A 의미는 무엇이고, 여기에서 무엇을 배워야 할까. 우선은 시장과 고객의 요구에 철저히 부응하기 위해 과감한 변신을 시도해야 한다는 점이다. 스프린트와 오라클이 그랬다. 시만텍도 마찬가지다. 그래야 살아남을 수 있고 미래를 장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라클의 경우 무려 18개월이나 물고 늘어진 끝에 피플소프트를 인수했다. 이처럼 지금 글로벌 IT업체들은 급변하는 시장에서 고객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대형 M&A도 마다하지 않으며 변화하려는 몸부림을 치고 있다.
시선을 국내 IT기업, 특히 컴퓨터업체로 돌리면 ‘어느 세월에 글로벌 기업이…’ 하는 한숨이 절로 나온다. 그러나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된다. 시장이 격변하는 만큼 틈새도 많다. 기회가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골리앗은 다윗보다 몸집이 3배나 컸지만 무너졌다. 날로 몸집을 키우는 글로벌업체들에 지혜롭게 맞서는 다윗인 국내 컴퓨터업체들을 기대해 본다.
국제기획부 방은주기자@전자신문, ejb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