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불황의 파고를 차별화된 기능과 기술로 뛰어넘는다.’
올 하반기는 고유가, 환율 급락, 장기화된 대규모 실업 등 갖가지 악재가 지속되면서 심리적으로 IMF 환란보다 심각한 최악의 내수경기 침체기를 겪었다. 이 같은 위기 상황에서도 한발 앞선 기능과 기술로 무장한 제품들이 불황을 뚫고 나가고 있다.
올 한 해를 줄기차게 이끌어온 히트상품의 화두는 ‘컨버전스’와 ‘디지털’. 올 하반기에도 이 같은 기조를 계속 이어갔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불고 있는 ‘웰빙’ 문화와 미래형 ‘디자인’이 결합되면서 잇따라 등장한 ‘프리미엄’급 제품들도 히트상품군의 한 축을 담당했다.
다양한 은나노 제품들의 등장으로 가전 시장에서 웰빙 문화가 줄기차게 이어지면서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높였다. 또한 ‘휴대폰+무선랜+MP3+카메라’ ‘프린터+스캐너+복사기’ ‘영화+TV+MP3+내비게이션’ 등 한 제품에서 다기능을 구현한 컨버전스 제품들의 시장 선점 경쟁도 치열했다.
디지털 방송 전송방식 선정 이후 디지털TV의 새로운 수요가 창출됐으며 고유가 시대를 맞이해 국산 전절형 가전들이 인기를 얻은 것도 올 하반기에 주목할 변화다. 올 여름 10년 만에 찾아온 무더위의 영향으로 사상 최대 에어컨 판매량을 기록한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사건. 디지털카메라의 유례없이 빠른 보급으로 국내 소비자들이 세계 디지털카메라 시장의 흐름을 선도한다는 평가를 받은 것도 올해 최대 수확 중의 하나다.
◇고객만족부문=고객들의 까다로운 기호를 모두 충족할 수 있도록 뛰어난 품질은 물론 디자인, 서비스 등 모든 항목에서 ‘우수’ 등급을 받은 제품들이 여기에 포함된다. LG전자의 LCD모니터는 TV시청과 함께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기능으로 한 제품에서 다양하게 즐기기를 원하는 최근 고객들의 입맛을 만족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삼성전자의 가족용 홈엔터테인먼트 PC도 TV와 컴퓨터를 접목한 대표적인 다기능 제품. 한국HP의 PDA도 기존 제품에 무선랜과 CDMA 기능을 접목하면서 뛰어난 디자인으로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마케팅우수부문=‘잘 만들고 잘 판매’한 제품 위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의 성향을 파악해 이를 제품 개발과 홍보에 제대로 반영했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 대부분이다. 프리미엄 마케팅이 적중한 삼성전자의 디지털TV나 대우일렉트로닉스의 드럼세탁기, 삼보컴퓨터의 일체형 PC 등이 대표적인 케이스.
◇품질우수부문=‘품질’ 하나로 높은 평가를 받아 선정된 제품들이다. 경쟁제품에 비해 한 단계 뛰어난 기능과 성능을 통해 두각을 나타낸 우량품들이 뽑혔다. LG전자의 엑스노트북은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멀티미디어 기능을 십분 즐길 수 있는 무선엔터테인먼트 노트북으로 인정을 받았다. 기존 워드프로세서 기능에 확장성표기언어(XML) 기능을 추가하면서 토종 패키지 솔루션의 자존심을 지킨 한글과컴퓨터의 ‘한글 2004’는 이 부문의 최대 인기제품으로 낙점받았다.
◇추천상품부문=이 부문은 각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업계 전문가들과 부문별 전문기자들의 추천을 받은 제품들로 구성됐다. 일반 대중에게는 생소할 수 있는 반도체, 네트워크 장비 등이 대거 포함됐으며 신도휴스템의 프로젝터, 롯데캐논의 디지털복합기, 도시바코리아의 노트북PC 등 내년에 시장에서 부상할 후보군들이 한 축을 차지하고 있다.
서동규기자@전자신문, dk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