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제한시스템(CAS)이냐, 디지털저작권관리(DRM)냐”
KT, 하나로텔레콤 등이 추진중인 IP망 기반 방송서비스인 IPTV의 보안솔루션 자리를 놓고 방송 기반 CAS와 통신 기반 DRM이 맞붙었다.
디지털케이블방송이나 위성방송은 방송콘텐츠에 스크램블을 걸어 이를 가입자 가정에서 스마트카드나 케이블카드를 통해 풀어서 보는 CAS를 사용한다. 반면 DRM은 인터넷 기반의 양방향 통신 구조를 전제로 고안된 기술로서 디지털콘텐츠의 데이터를 암호화해 인증된 사용자 및 단말기에서만 풀 수 있도록 한다.
통신사업자들은 일단 CAS쪽으로 방향을 잡았지만 CAS의 약점을 비집고 DRM의 공세가 만만찮은 상태다.
KT는 CAS쪽에 무게 중심을 두고 최근 IPTV 방송시스템 구축을 위한 정보제공요청서(RFI)를 내면서 CAS 관련 정보를 요청했다. CAS 시장은 외국업체인 NDS와 나그라비전이 국내는 물론, 전세계 시장을 주도해 KT가 CAS를 선택할 경우 두 회사가 선정될 확률이 높다.
DRM진영은 그러나 IPTV의 IP네트워크 환경 특성이나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고려할 때 CAS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를테면 PVR(Private Video Recording)과 같이 하드 디스크 저장이 필요한 서비스에 대한 콘텐츠 보안 문제에 CAS가 대응하기 힘들다는 논리다.
국내 DRM업체인 코어트러스트(대표 우제학)는 올초 실시간 IP 멀티캐스팅에 적용 가능한 DRM 솔루션인 ‘아이티브이키퍼(iTV Keeper)’를 개발, 시장 진입을 노렸다. 또 실미디어(대표 김주현)도 최근 IP방송용 DRM 솔루션을 개발 완료해 시장 참여를 준비 중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IPTV 시스템 자체가 아직 특정 표준이나 시스템 모델이 주도적인 지위를 확보하지 못해 보안 분야에 대한 표준도 마찬가지”라며 “IPTV 보안 시장은 단순히 CAS와 DRM이 서로 경쟁해 어느쪽이 승리한다기 보다는 서로 기술적인 융합이 일어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