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 온라인게임 시장의 주요 이슈 중 하나로 ‘부분 유료화’를 꼽을 수 있다.
온라인 게임의 월 정액제 서비스는 ‘리니지’나 ‘뮤’와 같은 몇몇 게임이 과점 형태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대다수 중소 게임 업체는 틈새 시장에서 치열하게 생존 경쟁을 벌여야만 했다. 그러다가 올해 초반부터 월 정액보다는 부분 유료화 혹은 프리미엄 서비스 방식으로 전환하는 온라인롤플레잉게임(MMORPG) 업체가 대거 늘어나게 됐다.
이러한 현상은 너무나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게임 업계 관계자들은 몇 년 전부터 온라인 게임 시장은 포화상태라고 말한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이 사용자 몇 만명만 모으면 로또복권에 버금가는 대박을 일구어낼 수 있다는 매력에 현혹돼 앞 다투어 온라인게임을 개발하고 있거나 몇 백억원을 들여 게임 개발사를 인수하여 게임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그러다 보니 출시되는 게임도 증가하고, 그만큼 사용자 층도 넓어지면서 시장경쟁도 치열하게 됐다.
많은 게임 개발사가 치열한 생존 경쟁에 놓이자 비즈니스 모델의 다변화에 더 큰 관심을 쏟고 있는 상황이다.
게임산업의 비즈니스 모델은 월 정액제와 쓴 시간만큼만 지불하는 종량제, 아이템을 유료로 판매하는 부분 유료화와 여러 모델을 혼합한 복합 모델에까지 온라인 게임의 수익 모델은 진화를 거듭하며 발전해 왔다.
하지만 이들 수익모델 가운데 ‘부분 유료화’가 최근 게임시장에 순조롭게 정착했다. 원래 ‘부분 유료화’ 방식은 보드 게임과 캐주얼 게임에 먼저 도입됐다. 웹보드게임 주력업체들이 게임을 무료로 제공하고, 아바타를 치장하거나 아이템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하면서 비즈니스 모델의 하나로 정착했다. 이후 월 정액제 방식을 고집해 왔던 주류 게임업체까지 가세하면서 하나둘씩 부분 유료화 모델이 확산되기 시작했고, 올 들어 대부분의 인기작이 부분유료화 방식으로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대중화됐다.
최근 게이머들은 부분 유료화에 이미 익숙해 있기 때문에 월 정액제보다 유료화에 대한 저항감이 적다. 그렇기 때문에 부분 유료화로 돌아선 뒤 대부분의 게임 업체는 수익의 극대화와 유저수의 극대화, 이렇게 두 마리의 토끼를 잡게 됐다.
올해처럼 많은 게임이 쏟아진 때도 없는 것 같다. 특히 거대 개발사들의 작품이 잇따라 쏟아져 나와 안팎으로 비상한 관심을 모은 한 해였다. 그러나 이 같은 현상은 아직 게임 자체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겠지만, 거대 개발사가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계속 무차별 공세를 한다면 중소개발사들의 입지는 그만큼 더 작아질 수밖에 없다는 뜻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부분 유료화나 프리미엄 서비스는 치열한 생존경쟁 속에서 중소 개발사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생존 전략의 하나로 받아들여졌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은 많은 게임이 개발단계부터 부분 유료화를 염두에 두고 개발되고 있을 만큼 순조롭게 정착돼 있다. 이는 ‘부분 유료화’가 게임을 서비스하는 데 있어서 유저들의 저항감도 적으면서 개발사가 만족스러울 만큼의 수익을 내기 때문일 것이다.
‘부분 유료화’의 정착은 진입 장벽이 높은 월 정액제를 꿈꾸기보다 중소 개발사들이 새로운 유료화 모델을 찾기 위해 노력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이제 중소 게임개발사들의 앞에 놓여진 과제는 분명해졌다. 부분 유료화를 통해 정액제만큼 성공하는 게임을 시장에 내놓는 것이다. 그러면 이용자들도 부분 유료화에 더욱 더 많은 갈채를 보내게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개발사들도 더욱 풍요로운 환경에서 개발에만 매진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런 날을 기대해본다.
<최원제 씨알스페이스 사장 eadam@crspac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