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만에 저작권법 전면개정 작업이 진행중인 가운데 인터넷 업계가 ‘저작권 침해신고 핫라인’ 개설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고 있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회장 허진호)는 최근 각계로부터 저작권법 개정 관련 의견을 수렴중인 문화관광부에 저작권자와 온라인사업자간을 핫라인으로 연결해줄 ‘저작물 불법유통 고지 및 처리조정 기구’를 신설하자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19일 밝혔다.
협회는 저작권자의 산발적인 침해방지 요구에 온라인 사업자들이 일일이 대응하는 것이 비효율적이라는 판단아래 기구를 통해 개별 저작권자들로부터 저작권 침해신고를 받아 온라인 사업자들에 전달하는 역할을 맡기자는 복안이다. 무분별한 저작권 침해 시비를 줄이기 위해 일반인에 대한 부당한 고소나 피해에 대해 구제 역할도 맡긴다는 것이다.
협회의 한관계자는 핫라인 개설이 궁극적으로 저작권자에게도 이익이라고 주장했다. 현재는 저작권자나 대리인으로부터 권리 침해 방지 요청이 들어오더라도 우선 실제 권리 확보 여부를 판단해야하므로 처리에 시간이 걸리지만 공인된 기구에서 제기하는 내용은 믿고 즉각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관계자는 또 핫라인기구 운영을 통해 인터넷상에서의 저작권 침해 동향과 각종 통계 자료를 구축함으로써 전반적인 저작권 침해 방지 정책 수립에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핫라인기구 운영이 정상궤도에 오를 경우 인터넷상 저작권 침해행위에 대한 모니터링 기능을 부여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문화관광부 관계자는 “저작권법 개정과 관련해 업계와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수많은 의견이 접수되고 있어 검토중”이라며 “다만 핫라인기구 개설은 법적 고지가 아니더라도 업계 필요에 따라 당장 설치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채택 가능성이 크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저작권 침해신고 핫라인 개설’ 외에도 ‘음반제작자의 전송권 부여 재고’, ‘온라인 서비스 제공자의 책임 명확화’, ‘친고제 폐지 재고’ 등의 의견을 제시했다. 문화부는 20일까지 의견수렴 작업을 마무리 짓고 이달 중 저작권법 개정 초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정진영기자@전자신문, jych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