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문화콘텐츠 인력 갈 곳 없다

‘사람은 많은데 쓸만한 사람이 없다?’

 게임과 애니메이션등 문화콘텐츠 산업이 각광받으면서 대학의 관련학과 개설이 봇물을 이루고 있으나 정작 업계에서는 이들 전문학과 졸업생들의 채용을 기피하고 있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기업들이 이처럼 관련 인력 채용을 기피하는 것은 대부분의 대학들이 문화콘텐츠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한 교수진으로 채워 학생들의 실무능력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은 내년 1월부터 문화콘텐츠 국내외 교육기관 현황조사를 하고 인력 양성 고도화 방안을 마련할 게획이어서 조사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기피현상=게임 및 애니메이션 업체들은 최근 대학 등 정규 교육기관에서 배출된 전문 인력의 채용을 기피하고 있는 실정이다. 인력을 채용중인 한 게임 업체 관계자는 “대학에서 배출된 전문인력보다는 학력은 낮거나 비전공자라고 업계에서 실무경험을 쌓은 인력을 선호하는 편”이라며 “대학졸업 전문 인력들은 나이나 학력에 비해 실무능력이 떨어져 입사 후 재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기업현장에서는 창작과 시나리오 등 기획력을 갖춘 인력을 필요로 하지만 대학에서는 대부분 프로그래밍 등 개발중심으로 인력을 양성함에 따라 기업과 대학의 연계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교수인력 부족이 원인=이처럼 대학 전문학과 졸업생에 대해 선호도가 떨어지는 것은 교수진의 전문성이 취약하고 커리큘럼이 부실하기 때문이다. 실제 각 대학들은 IT기반 문화콘텐츠를 전공한 강사진이 부족하다 보니 대부분 컴퓨터관련학과를 전공한 교수들을 배치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전문성을 보완하기 위해 산업체의 인력을 강사로 채용하고 있으나 역시 강의 능력이 떨어진다는 점이 문제가 되고 있다. 또 대부분의 문화콘텐츠 관련학과가 최근 생겨나 학문적인 토대를 구축하지 못한 것도 한 원인이 되고 있다.

 ◇실태조사 실시=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은 이같은 현실을 감안, 내년 1월부터 5월까지 5개월간 문화콘텐츠 국내외 교육기관 현황조사를 할 예정이다. 진흥원 이 조사에서 전공학과 현황, 시설 및 기자재 현황, 교원현황, 커리큘럼 현황 등 기본적인 통계데이터를 축적해 효율적이며 체계적인 인력양성 프로그램 개발에 적용한다는 복안이다.

 문화콘텐츠진흥원 홍정용 인력양성팀장은 “급변하는 환경으로 인해 효율적인 인력양성 프로그램의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정책자료가 없었던게 사실”이라며 “표준화된 커리큘럼 등을 마련해 대학들이 산업계에서 필요로 하는 인력을 배출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상희기자@전자신문,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