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e비즈니스 활용도` 높이다

 한국의 e비즈니스 산업 경쟁력이 작년보다 한 단계 상승한 세계 5위에 올랐다고 영국 통상산업부(DTI)가 ‘국제벤치마킹스터디(IBS)보고서’를 통해 발표했다. 우리의 e비즈니스 인프라가 IT강국이라는 위상과 면모에 걸맞게 잘 갖춰져 있다는 평가는 여간 반가운 것이 아니다. 특히 e비즈니스 마인드와 환경 영향 부문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은 것은 e비즈니스 환경이 많이 개선되었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다. 더구나 경쟁국가인 일본·중국보다 월등한 e비즈니스 환경을 구축, 아시아에서는 e비즈니스의 선봉국가로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는 사실은 자랑스럽다.

 하지만 과연 우리의 e비즈니스산업이 만족할 만큼 효율적으로 활성화되고 있는가 하는 점에서 볼 때, 아직 개선의 여지가 많은 것 또한 숨길 수 없는 우리의 현실이라 본다. 미국·일본 등 세계 11개국의 e비즈니스 경쟁력을 비교 분석한 DTI의 IBS보고서는 국가별 500개 이상의 기업과 정부 및 공공부문 금융 제도 등 8개 산업 분야를 조사 대상에 포함하고 있다. 보고서의 객관성과 신뢰성을 고려해 볼 때 각 나라의 e비즈니스 경쟁력의 잣대로 활용할 수 있는 자료라는 점에서 이번 발표 내용을 진지하게 검토, 향후 우리나라 e비즈니스산업의 방향을 재설정하고 보완 대책을 강구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단순히 세계 몇 위 수준에 도달했다는 것에 만족하기보다는 다른 나라의 눈에 비친 우리의 문제점을 정확히 읽어내고 그것을 실속 있게 정책에 반영하는 자세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인프라를 완벽하게 갖춰놓았더라도 이를 운용하는 데 허점이 있으면 효용성을 극대화할 수 없다.

 우리나라의 e비즈니스는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어 기업 경쟁력 강화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99년 30조원에 머물렀던 전자상거래시장 규모도 올해엔 300조원으로 10배나 증가했다. ERP·SCM 등 e비즈니스시스템에 대한 투자는 기업 경쟁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하지만 기업뿐 아니라 국가 경쟁력 확보에 초점을 맞춰 국가 차원에서 e비즈니스를 추진하고 있는 선진국에 비해 우리의 투자 마인드와 활용은 아직도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 그 단적인 예가 바로 이번 IBS보고서라고 본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정보통신 발전에 따른 사업 환경변화 적응도를 나타내는 e비즈니스 마인드 부문에서 0.66으로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효과와 전략적 활용 프로세스 부문 등에서는 8∼9위로 밑바닥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e비즈니스 하드웨어를 잘 갖추어 놓고도 이를 운용할 소프트웨어를 제대로 개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물론 여기에는 e비즈니스에 대한 기업들의 인식 부족과 정부의 정책 지원, 법·제도의 문제 등 여러 요인이 걸림돌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e비즈니스는 e러닝·e헬스·트레이서빌리티 등 여러 분야로 확산되고 있고 개별적으로 엄청난 산업적 파급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잠재력이 무궁한 고부가가치 분야다. 정부가 디지털 경제로 이행하기 위한 각종 법·제도 개선과 지원에 지속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이 부문에 대한 기업의 투자가 위축되고 있는 현실을 보면 여간 안타깝지 않다. e비즈니스는 국가의 경쟁력과 직결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21세기 디지털시대에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하는 기업 혁신의 수단이다. 경기가 극도로 위축되는 등 악조건이 지속되고 있지만 기업들도 새로운 도약을 위해 e비즈니스에 대한 인식 제고와 투자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