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도 SW가 힘이다"

“각종 조사 결과를 보더라도 이제는 SW가 경쟁력인 시대로 접어들었죠.” (마인드브랜치 박선우 부사장)

 “세계적으로 많은 기업이 UI 개발에 총력전을 벌이고 있는데 삼성·LG·팬택 등 유독 우리나라 기업만 첨단 기능의 도입에만 힘쓸 뿐 사용자인터페이스(UI)의 개선에는 인색합니다.”(경희대 김태용 교수)

 “각종 SW 애플리케이션이 휴대폰의 경쟁력을 가름하게 되는 시대가 다가오는 현실을 감안, 우리나라 휴대폰업계도 SW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합니다.”(아로마소프트 임성순 사장)

 최근 들어 휴대폰 업계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SW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문하는 사람이 부쩍 많아졌다. 하드웨어가 휴대폰의 성능을 결정하던 시대에서 벗어나 SW가 휴대폰 경쟁력의 주요 요소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키아·모토로라 등 글로벌 기업들은 특히 자바플랫폼·사용자인터페이스(UI)·그래픽SW(SW)는 물론 각종 SW 애플리케이션의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SW개발에 소홀하다. 그동안 하드웨어적인 경쟁 요소에만 매달려 왔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서는 SW 때문에 글로벌 통신사업자들의 입찰에서 어려움을 겪은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국내 휴대폰 한 관계자는 “현재 차세대UI 등 SW 개발의 중요성을 감안해 전문인력을 배치, 글로벌 기업과 경쟁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해 그동안 SW개발에 소홀했음을 시인했다.

 ◇자바 연구 상대적으로 ‘소홀’=자바플랫폼을 근간으로 하는 SW 경쟁력도 시험대에 올랐다. 휴대폰의 성능을 결정짓는 콘텐츠 활용을 위한 자바 플랫폼 연구가 부족, 유럽시장DP서 최신 휴대폰 공급에 암초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모 업체의 경우 ‘J2ME’라는 자바 기반의 모바일 플랫폼 표준을 맞추기 위해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에서 공급되는 모든 모바일 콘텐츠나 애플리케이션은 자바에서 작동하는데, 이를 구동하기 위한 자바 플랫폼 기술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중소 개발업체와 협력한 후 겨우 이 같은 요구사항을 맞추는 등 SW 기술의 위력을 실감했다는 후문이다.

 ◇“차세대 UI 개발 나서라”=UI는 컨버전스시대로 진입하면서 문제거리로 등장했다. 과거에 비해 많은 기능을 넣는다는 점에서 UI가 복잡해진 탓도 있지만 성능에만 주력, UI 개발에 소홀한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노키아·모토로라에 비해 국내 기업들이 특히 소홀한 것으로 평가된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 어드밴스트와이어리스연구소에 따르면 삼성과 LG전자 등 국내 기업은 성능에서는 우수하지만 UI 부문에서는 노키아·모토로라·교세라에 비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LG전자는 특히 성능에 비해 UI가 많이 떨어진다”며 “유럽이나 북미 사용자들의 성능에 대한 관심이 사용성과 디자인으로 옮겨가면서 UI는 휴대폰을 선택하는 주요 기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사용의 편리성을 의미하는 UI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가장 소홀하다”고 지적했다.

 ◇그래픽 SW도 아직은 ‘미진’=그래픽SW도 약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국내 몇몇 기업이 그래픽SW 엔진을 개발하는 등 나름대로 선전하고 있기는 하나 전통의 SW 기술력을 갖고 있는 미국이나 유럽세에 뒤진다는 평가다. 휴대폰은 2인치 내외의 LCD창에서 모든 장면을 소화해야 하므로 기술력의 차이에 따라 선명도나 장면 전환 속도 등 차이가 두드러지게 부각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은 화소 수 경쟁에 골몰, 상대적으로 SW 개발을 소홀히 했다.

 ◇전망=휴대폰은 앞으로 컨버전스시대의 도래와 성능 경쟁이 정점에 오름에 따라 SW 경쟁력이 좌우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하드웨어 성능이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가 아니라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한 SW 경쟁의 시기로 접어들었다는 의미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해외 글로벌 기업처럼 플래폼·UI·각종 애플리케이션 등 SW의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직접 SW 개발에 나선다기보다는 중소 SW 전문업체와의 협력을 모색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박승정기자@전자신문, sj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