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남용 LG텔레콤 사장

남용 LG텔레콤 사장은 21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양방향 번호이동을 시작하는 내년 보조금 등 돈에 의한 약탈적 시장 왜곡 상황만 재현하지 않으면 2∼3년 내 매년 20% 성장이 가능한 자립적 기반을 갖출 수 있다”고 말했다.

 남 사장은 또 “가입자를 지키는 주된 방침은 지상파DMB, MP3, 뱅크온 등 차별된 컨버전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면서도 “최악의 경우 경쟁사들에 대응해 요금인하도 시도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가입자가 600만명을 돌파했다. 내년에도 이들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은.

 ▲최대한 시장을 안정화해야 한다. 연간 5조원 이상의 현금유동성이 있는 KT나 SK텔레콤이 보조금을 또다시 써 시장을 교란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공정 경쟁만 되면 600만명을 기반으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뱅크온과 뮤직온의 시장선점 효과를 통해 내년 3월께 수도권 지역의 지상파DMB 서비스도 노려볼 계획이다. 단말기와 중계기 개발은 끝냈고 부가서비스 개발, 방송사와의 협의 등을 진행중이다.

 -EVDV 투자는 안 하나.

 ▲전세계에서 이 방식의 서비스를 하는 사업자는 우리뿐이다. 장비 문제도 그렇고 당장 대규모 상용서비스를 추진하기는 어렵다. 신규 기술방식 출현에 따른 무조건적인 선도 투자가 고객만족도를 높일지 의문이다. 기존 망을 잘 관리하면서 휴대인터넷, DMB 등의 신규 결합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LG 통신 3사 간 협력은 어찌되나.

 ▲각 사의 체질강화가 급선무다. 스스로 기반을 닦고 협력하는 것이 방법이다. LG텔레콤 역시 자생할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섣부른 큰 그림의 협력보다는 세부사업에서 상호 시너지를 높이는 게 현재로서는 적효한 방법이라고 본다.

 -클린마케팅을 통해 공정경쟁 환경이 조성됐다고 보는지.

 ▲SK텔레콤과 KTF(KT)는 사실 정부가 만들어준 것이나 다름없지 않나. 800㎒ 주파수를 SK텔레콤이 독식하는 게 극명한 예다. 선진국에서 도입한 듀얼밴드나 듀얼모드 방식으로 800㎒와 1.8㎓ 주파수를 공동 사용하도록 정부에 건의할 생각이다.

 -발신자표시(CID) 등 요금 인하계획은 없나.

 ▲100만명의 고객이 SK텔레콤 대비 20∼30% 싼 요금을 사용중이다. 3만원대 이하의 고객은 사실 더 이상 할인할 여력이 없다. 다만 사용량이 많은 고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요금제를 도입, 지속적인 할인 효과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것이 경쟁사 대비 LG텔레콤의 서비스 경쟁력이다. CID 요금은 월 2000원인데 아직 일률적으로 인하할 여력이 없음을 이해해 달라.

정지연기자@전자신문, jy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