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계열, 지주회사 전환

국내 첫 휴대폰 전문 지주회사가 탄생했다.

 21일 팬택계열(대표 박병엽)은 그룹 오너인 박병엽 부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팬택앤큐리텔의 지분 25.1%중 12.2%를 팬택C&I에 매각함에 따라 팬택C&I가 15.8%의 지분율로 팬택앤큐리텔의 1대 주주로 부상, 팬택C&I를 중심으로 한 지주회사 형태를 갖추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팬택계열은 박 부회장 개인지분을 중심으로 한 구조에서 여타 재벌그룹, 특히 삼성이나 SK그룹에서 보는 것처럼 비상장 중간지주회사를 내세운 사실상 지주회사로 변신했다.

 이는 향후 팬택계열의 외형이 급성장하면서 그룹 지배구조를 ‘중소기업형’에서 ‘재벌형’으로 전환하려는 사전 정지작업 성격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특히 개인회사가 아닌 지주회사 전환을 통해 유리한 위치에서 해외 투자자금 유치에 나설 수 있는 발판 마련의 의미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따라 증권가에서는 아예 완전한 지주회사 출범을 위해 앞으로 팬택C&I가 박 부회장의 팬택지분(20.1%)을 인수할 가능성을 내놓고 있다.

 지난 3분기말 팬택은 박 부회장이 20.0%, 팬택앤큐리텔이 6.22%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으며 팬택앤큐리텔은 박 부회장이 25.12%, 팬택C&I가 3.63%를 갖고 있다. 따라서 외형적으로는 3조원선의 중견 그룹규모가 됐음에도 박 부회장 개인의 지분이 중심이 돼 연결된 그룹 체제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번에 팬택C&I가 팬택앤큐리텔 지분 12.2%를 인수, 팬택앤큐리텔 지분율을 15.83%로 늘림에 따라 단독 1대 주주로 등극하게 됐다.

 박 부회장 개인지분을 통해 연결된 구조에서 박 부회장이 팬택C&I를 지배하고 팬택C&I가 팬택앤큐리텔을 지배하며, 박 부회장과 팬택앤큐리텔이 팬택계열의 모기업인 팬택을 지배하는 구조로 바뀌게 된 셈이다.

 이번 지배구조 변모의 핵심에 서있는 팬택C&I는 과거 여신전문금융업 회사인 팬택캐피탈에서 투자자산관리, 즉 지주회사격으로 사업중심을 이동중인 사실상 박 부회장의 개인회사나 다름 없는 기업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또 과거 박 부회장이 팬택앤큐리텔을 인수할 당시 컨소시엄의 일원이었고 비록 실패하기는 했지만 지난 9월에는 대우종합기계 인수전에 가담하는 등 팬택계열의 확장에 주력 구실을 해온 회사다.

 팬택계열 IR 관계자는 “박병엽 부회장이 팬택 계열 소유 구조 개선을 위해 지분을 매각했다”면서 “엄밀한 의미로 보면 팬택C&I를 중심으로 한 지배구조가 수직계열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주회사 성격을 띤 중간관리형 회사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승정기자@전자신문, sj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