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장비 `테라급 시대`열린다

최근 들어 선보인 테라급 네트워크 장비를 도입한 고객사가 속속 등장, 통신장비 업계에 테라급 시대의 실질적인 개화를 예고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테라급 ‘스위치 8800’을 선보인 한국쓰리콤이 경기대에 제품 공급을 시작한 것을 비롯해 시스코·주니퍼·엔터라시스 등 테라급 라우터를 선보인 벤더들의 시장 공략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먼저 테라급 장비 공급에 성공한 한국쓰리콤은 최근 출시한 초대형 테라급 ‘스위치8800’를 경기대학교 캠퍼스 네트워크 구축 프로젝트에 공급, 제품 출시 직후 첫 레퍼런스 사이트를 확보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경기대학교가 단계적으로 진행하는 네트워크 업그레이드 프로젝트의 첫 번째 사업으로서 기존 노후 장비를 교체하고 안정적인 캠퍼스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한국쓰리콤의 테라급 제품인 `스위치8800`을 백본 스위치로 도입하게 됐다.

 한국쓰리콤측은 “초대형 기업 시장을 겨냥해 최근 출시한 최상위 기종인 스위치 8800’은 테라비트급 속도와 성능, 뛰어난 안정성을 갖춘 제품”이라며 “공공기관, 병원 등 고성능 스위칭을 필요로하는 더 많은 레퍼런스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8일 가장 늦게 테라급 라우터 ‘매트릭스(Matrix) X시리즈’를 출시한 엔터라시스네트웍스코리아도 1월부터 시판할 예정이다.

 엔터라시스는 이들 신제품들이 이미 유럽공동핵물리연구소(CERN)에서 400여대의 CPU를 이용한 세계 최고의 가상 슈퍼컴퓨터를 구성하는데 제품을 공급, 1년여간의 검증을 마쳤다는 점을 들어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고객들의 반응이 좋아 다음달께는 주요 사이트에 공급 실적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통신사업자용 백본급 테라비트 라우터 장비 시장도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 7일 메트릭스 기술을 활용한 테라급 차세대 라우터 ‘TX 메트릭스(MATRIX)’를 선보인 한국주니퍼네트웍스도 이달말까지 국내에 장비를 도입, 내년 1월초부터 KT 기술평가단에서 시험에 들어갈 예정이다.

 매트릭스 기술, 즉 기존 장비를 연결해 더 높은 성능을 구현한 제품이기 때문에 안정성 및 성능 검증이 끝나면 조만간 통신사업자들의 실제 네트워크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5월 장비업체중 가장 먼저 테라급 장비 ‘CRS-1’을 선보인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도 한달전 국내에 장비를 들여와 통신사업자들과의 테스트 논의를 진행중이다. 이미 지난주 KT관계자들이 방문 시스코코리아 랩에서 CRS-1 시연회를 실시했다.

 특히 시스코는 하나로텔레콤이 두루넷 인수가 확정되면서, 두 회사간 망 통합을 위해 백본용 테라비트급 라우터 도입이 필요하다는 점에 착안, 적극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하나로텔레콤과 두루넷의 네트워크 장비가 각각 90%이상, 100% 시스코 장비인 점 때문에 시스코는 ‘CRS-1’ 공급에 기대를 품고 있다.

 이와 관련, 엔터라시스 안희완 지사장은 “각 회사 제품별로 타켓 고객층이 약간 차이가 있긴 하지만, 네트워크를 테라급으로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각 회사별 레퍼런스 확보 여부가 업계의 주도권과 연계돼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고 설명했다.

  홍기범기자@전자신문, kbh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