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유무선 통합음악서비스 멜론을 개시하고 LG텔레콤이 뮤직온 전략을 본격화하면서 잠시 극심한 혼란에 빠졌던 디지털 음악서비스 전문업체들이 대반격에 나선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소리바다와 위즈맥스, 펀케익, 쥬크온 등 디지털 음악 시장 핵심 업체들이 각자의 강점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마련하고 2005년을 기다리고 있다.
소리바다(대표 양정환)는 최근 유료 음악 다운로드 코너인 ‘MP3#’을 오픈하면서 ‘즐기는 만큼 사랑을 보여주자’라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소리바다의 무료 P2P를 통해 음악을 즐기는 사용자들에게 “유료 MP3 파일도 구매해야만 계속 좋은 음악을 즐길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이다.
물론, 유료 파일 구매로 유도하는 시스템도 갖췄다. 기존 무제한 다운로드 정책을 버리고 보유한 뮤직포인트(MP) 한도 내에서만 무료 음악을 내려받도록 한 것. 이와 함께 유료 음악을 한 곡 구매하면 일주일 동안 무료 P2P를 마음껏 쓸 수 있도록 함으로써 사용자들이 가끔은 유료 MP3를 구매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는 산술적으로만 볼 때 소리바다의 800만 실명 가입자가 한 달에 한 곡씩만 구매해도 800만 곡의 유료 음악을 판매하는 결과로 이어져 귀추가 주목된다. 소리바다 관계자는 “무료 P2P 폐쇄는 또 다른 P2P로의 전입만을 부추긴다”며 “가입자를 최대한 활용해 유료 시장의 규모를 키워나간다면 음악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즈맥스(대표 금기훈)는 파트너십 구축을 통한 ‘디바이스 연동 편의성 극대화’라는 전략을 완성하는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 삼성과 함께 선보인 음악서비스 플랫폼 ‘옙스튜디오’에서 마크애니와 넷싱크 DRM을 동시에 채택해 호환성을 강화한 바 있는 위즈맥스는 이달 중 마이크로소프트 DRM 관련 기술 개발도 마치고 1월부터 본격 지원에 들어간다.
이는 국내 유료 음악서비스의 가장 큰 문제점인 ‘기기와의 낮은 호환성’을 상당 부분 해소하는 것으로 유료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꾸는 계기도 될 전망이다. 위즈맥스는 또 옙스튜디오의 업그레이드 작업과 함께 KT와 진행하는 무선랜 기반 음악서비스와의 연동방안을 모색하는 등 서비스 편의성 극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펀케익(대표 심영철)의 전략은 콘텐츠 차별화다. 이미 인기가수 세븐의 정규 활동곡을 디지털싱글로 선보이는 등 ‘차별화된 콘텐츠’에 주목해온 펀케익은 조만간 ‘미로 프로젝트’를 통해 ‘콘텐츠 차별화’의 완성판을 보여준다는 계획이다.
음악과 영상, 미술을 접목한 콘텐츠를 통해 단순 음악 제공에서 벗어나 문화적인 얼리어답터들을 포섭하는 전략을 세운 것. 이와 함께 펀케익 설립 1년째인 내년 4월 20일 사이트를 전면 개편해 소비자의 편의성을 극대화하기로 했다.
이밖에 최근 대대적으로 광고를 시작한 네오위즈(대표 박진환)의 쥬크온도 ‘최신 인기곡 최다 확보’라는 명성을 바탕으로 콘텐츠 확보에 주력해 치열한 디지털 음악 시장에서 강자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SK텔레콤의 음악시장 진출로 파란이 일고 있는 지금이 오히려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며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이는 업체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진영기자@전자신문, jych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