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몰래 카메라’를 백화점 등 판매매장에 설치해 놓고 방문객 수와 이들의 성별·연령별·인종별 분포는 물론 구매행태까지 파악해 분석하는 마케팅 리서치업이 미국에서 성행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1(현지시각)일 보도했다.
저널에 따르면 ‘쇼퍼트랙’이라는 마케팅 리서치 업체는 의류매장 등 130개 소매업체와 380개 쇼핑몰에 4만여개의 카메라를 설치, 방문고객들을 촬영해 각종 데이터를 뽑아낸다. 카메라에 연결된 쇼퍼트랙의 메인컴퓨터는 촬영된 화면을 분석해 매장 방문객 가운데 어린이나 구경만 하는 사람들을 뺀 ‘진짜 고객’을 가려내 숫자를 집계하고 이들이 매장 안에서 어떤 물건을 사는지를 분석한다. 이같은 자료를 바탕으로 쇼퍼트랙은 고객 소매업체에 매장 방문객 수와 예상 매출액 등을 산출해주고 전국 소매업계 전체의 매출 동향 등도 파악해 소매업계 관계자들 및 금융업체 등에 판매한다.
빌 마틴 쇼퍼트랙 사장은 “우리가 파악하는 자료는 정부가 발표하는 소매판매통계와 거의 내용이 비슷하지만 두달 먼저 나온다는 것이 차이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본인이 모르는 상태에서 고객의 행동을 촬영하는 것이 사생활 침해의 요소가 있는데다 다른 목적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점에서 논란의 여지가 있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공항이나 정부 건물, 사무실, 학교, 가게 등 미국 전역에 2900만개나 깔려 있는 보안용 카메라에 대해 시민들은 대개 용인하는 편이지만 리서치를 위한 카메라가 자신을 촬영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서도 이를 받아들일지는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전경원기자@전자신문, kwj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