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휴대폰 업체들이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고 있다.
삼성전자·LG전자 등 대기업은 물론 이지엠텍·이노스트림 등 중소 단말기 제조사들은 최근 생산원가 인하를 위해 키패드·케이스 등 휴대폰 핵심 부품업체 라인업을 조정하면서 전사적인 원가절감 노력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가격 인하 압박이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브랜드 인지도 제고와 WCDMA 등 차세대 단말기 개발을 위해 마케팅 및 연구개발(R&D) 비용을 줄일 수 없어 수익성 개선을 위해 제조원가 절감이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유력업체들의 수출단가는 국내외 공급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지속적인 내리막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경우 내년 영업이익률이 11∼12%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며 LG전자는 6∼7%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LG전자 등 대기업들은 환율하락, 유가 상승 등 경영 악재를 맞아 그동안 추진해 왔던 초긴축 경영에 이어 제조원가 인하를 통해 노키아, 모토로라 등 글로벌 기업과의 시장점유율 경쟁에 대비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들 기업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선정된 부품업체에 납품단가 인하를 요구하는 대신 발주물량을 몰아주면서 단가인하에 따른 부품업체들의 손실분을 물량으로 보전해 주겠다는 전략을 펴 나갈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환율하락에 따른 수익성 보전을 위해 수출용 단말기 및 내수용 단말기 부품에 대해 각각 3∼5%, 10% 가량의 단가인하 협상을 벌이고 있다.
올해 상대적으로 매출을 확대한 것으로 평가받는 LG전자(대표 김쌍수) 역시 ‘KKK프로젝트’를 도입하면서 원가절감 운동을 강하게 추진할 계획이다.
김장원 하나증권 연구원은 “단가인하 조정이 이미 시작됐으며, 4분기 실적에 따라 부품업체에 대한 가격인하 압박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며 “렌즈, 이미지센서, 카메라모듈 등 부품을 생산하는 일본 업체 및 대만 부품업체들이 한국 단말기 업체에 러브콜을 보내는 등 움직임도 물밑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만 기업들과 가격경쟁을 벌여야 하는 이지엠텍, 이노스트림 등 중소·벤처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이지엠텍(대표 김동필)은 대만 기업들의 부품 아웃소싱 방식을 벤치마킹해 원가경쟁력 향상에 착수했다.
김동필 이지엠텍 사장은 ”대만 기업들의 생산원가와 메이드인코리아 제품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며 “브랜드 이미지 개선보다 원가경쟁력 향상이 현재 벤처기업들에 주어진 가장 큰 과제”라고 설명했다.
이노스트림(대표 임기종)의 경우 제조경비를 줄이기 위해 협력업체수를 2∼3개로 늘리면서 부품업체들의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
이노스트림 관계자는 “중국·대만은 정부가 부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도록 측면지원을 하고 있다”며 “중국 기업들과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생산원가 인하가 경영의 가장 큰 과제로 떠올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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