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3D엔진 시장의 패권을 잡아라’
최근 들어 모바일에서의 3D 그래픽 구현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3D게임을 구현하기 위한 사양을 갖춘 단말기가 부족했지만, 최근 출시되는 단말기에는 처리속도가 크게 향상된 ARM9 칩이 탑재되면서 3D게임을 구현할 수 있게 됐다. 특히 모바일 3D게임이 차세대 킬러 애플리케이션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등 모바일 3D엔진 시장의 성장이 예상된다. 이러한 가운데 초기 3D엔진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국내외 업체들이 펼치는 치열한 경쟁이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하고 있다.
△모바일 3D엔진 시장상황=현재 국내 모바일 3D엔진 시장에는 국내기업으로는 리코시스, 고미드, 와우포엠 등이 있고 해외업체로는 일본의 HI, 영국의 슈퍼스케이프(Superscape), 핀란드의 팻햄머 등이 시장진출을 노리고 있다.
업계는 초기시장에서 시장을 장악할 핵심은 콘텐츠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엔진의 성능도 중요하지만 엔진을 통해 작동하는 콘텐츠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모바일 3D엔진의 경우 일종의 표준처럼 활용 가능하기 때문에 실제 서비스되고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특정 모바일 3D엔진을 활용한 콘텐츠가 늘어나면 서비스사업자, 단말기 제조사와 자연스럽게 협력할 수 있는 구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동통신사들도 특정 3D엔진을 표준으로 채택하는 것이 아니라 3D엔진에 대한 문호를 열어놓은 상태에서 일정한 기술요건을 갖추고 단말기에서 잘 구동되면 채택하겠다는 방침이다. SK텔레콤의 한 관계자는 “표준화 논의는 시장이 활성화 되고 콘텐츠가 풍족해야 가능한데, 아직은 콘텐츠가 부족해 시장에서 평가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게임전용 폰이 다수 출시되고 시장 저변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하반기나 돼야 표준화 논의가 나오거나 경쟁구도가 정리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3D 콘텐츠 부족=그러나 국내의 경우 3D 콘텐츠가 충분치 않은 실정이다. 중소 콘텐츠 제공업체(CP)들이 3D게임 개발에 나서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콘텐츠 제작기간과 비용은 2D 콘텐츠 개발보다 최소 3∼4배는 더 들지만 아직 수요가 크지 않아 개발비를 뽑기 어렵다. 소비자들의 반응을 고려해 개발비용이 많이 투입됐음에도 콘텐츠 가격을 높게 책정할 수도 없다. 결국 대형 CP들만 소수의 콘텐츠를 만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모바일 3D엔진 개발사들은 콘텐츠 확보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고미드의 경우 △CP들과 전략적 제휴 △모바일 게임 공모전 개최 △대학에 개발도구(SDK) 무상 공급 등을 통해 콘텐츠 확보에 나서고 있다. 리코시스, 와우포엠도 자체 콘텐츠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CP와의 협력도 모색하고 있다. 신지소프트도 자회사를 통해 3D게임을 개발중이다.
권건호기자@전자신문, wingh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