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찌감치 내년 마케팅 비용 동결 또는 축소를 선언한 이동통신 3사가 내년 마케팅 경쟁의 초점을 서비스 역량과 타깃마케팅 강화에 맞췄다. 이는 이통 3사의 본격적인 체질 개선책으로 받아들여진다.
◇밀어내기는 이제 그만= 3사는 20%를 넘어섰던 마케팅 비용을 각각 18∼20%수준으로 낮추기로 함에 따라 대리점 수수료 등 신규가입자에 돌아가는 무차별적인 혜택 제공을 최대한 줄일 계획이다. SK텔레콤은 고객 전체에 혜택이 돌아가는 멤버십 비용을 점차 줄여가고 일부 고객만 혜택을 보는 TTL존도 축소했다. 반면 7년 이상된 장기고객에 대해 등급을 올려주고 기기 변경시 보상비율을 높이는 등 타깃 마케팅에 초점을 맞췄다. KTF도 가입자확보비, 광고비 등을 최대한 줄이고 이를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신규사업에 집중하기로 했다. 번호이동고객 이탈을 앞둔 LG텔레콤도 내년부터 멤버십과 판촉비를 고객 충성도(로열티) 높이기에 쏟아붓는다는 계획이다.
조신 SK텔레콤 커스토머부문장은 “비용도 많이 들고 무차별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신규가입자 확보 경쟁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사업자 사이를 이동하는 고객보다 단골고객에 더 많은 혜택을 주는 방법을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명품 서비스 지향=표현명 KTF 부사장은 이동통신 마케팅의 변화를 “대중형 명품과 대량 맞춤형 서비스”로 정리했다. 각각 고객의 상황과 수준에 맞는 상품을 개발하고 제시하는데 마케팅 역량을 올인하겠다는 생각이다. KTF는 이를 위해 내년 이후 1000가지 맞춤형 요금상품제를 내놓고 참여지향적인 젊은 세대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낼 계획이다. 또 강남 멤버십플라자를 시작으로 고객이 느끼는 가치를 기대이상으로 제공하는 데 주력한다. 마케팅 혁신조직인 오렌지 드림팀을 대리, 과장급 젊은 사원 중심으로 꾸려 지속적으로 아이디어를 발굴할 계획이다.
표 부사장은 “가입자 쟁탈전이 부작용이 많다는 판단은 이미 내려졌다”며 “통신서비스를 명품으로 변환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도 통화품질 제고, 신규서비스 제공, 단말기AS, 고객에 정보제공 등 고객만족과 직결된 본원적 경쟁력을 높이는데 내년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LG텔레콤도 지상파DMB, 위성DMB, 뮤직온 등 신규서비스 제공에 공을 들일 예정이다.
◇이동 멀티미디어 이슈가 변수= 한승훈 LG텔레콤 상무는 “이통사의 단골 메뉴인 올해 겨울 스키장 행사가 없는 것만 봐도 이미 경쟁의 형태가 달라진 것”이라며 “이미 고객과 약속한 멤버십 등을 줄일 수는 없지만 더 키우지 않고 본원적인 경쟁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LG텔레콤 입장에선 번호이동 가입자 이탈이 시작되는 내년 시장안정화가 무엇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그렇지만 내년 위성DMB, 지상파DMB폰 출시와 MP3폰 음악서비스 등과 같은 이동멀티미디어가 새로운 마케팅 이슈로 등장하는 게 변수다. 보조금 지급이나 음원확보 경쟁에 따라선 예상과는 다른 경쟁국면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김용석기자@전자신문, y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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