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까지 지구상의 단일 규모로서 최대 지각변동은 약 2만년 전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에서 일어난 화산의 분화로 알려져 있다. 이로 인해 사방 3072㎢의 함몰지가 솟아 올라 화산재가 구름처럼 분출했고 화산재의 그을음이 태양을 가려 최후의 대빙하기 돌입을 앞당긴 것으로 추측될 정도다.
26일 그 수마트라 서쪽 바다 밑에서 발생한 지진에 의한 해일인 쓰나미 역시 이 같은 해저 지각운동의 결과로 발생했다. 쓰나미는 흉포한 손을 벌리며 제트비행기의 속도로 스리랑카·태국·인도 등지의 해안을 강타해 수만명의 사상자가 예상된다고 한다.
일본어가 어원인 ‘진파(津波)’는 그대로 영어 ‘쓰나미(tsunami)’로 불리지만 그 실체는 원래의 의미인 ‘항구의 물결’과는 사뭇 거리가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지난 1883년 인도네시아 남서부의 카라카타우 화산이 분화, 섬 전체를 250m의 해면 아래로 함몰시키고 자바섬과 수마트라섬 주변을 잇달아 습격, 35m 높이의 물벽을 형성하며 3만6000명의 인명을 앗아갔다. 1896년에는 일본 북동쪽 산리쿠 해안에서 25∼35m의 해일로 가옥 10만동이 파괴되고 2만6000명이 익사했다. 1946년 4월 1일 알래스카 근처의 우니마크 섬에서 진도 7.2의 지진이 발생, 해면에서 10m 높이에 있던 등대까지 삼켰고 3700㎞ 떨어진 하와이 제도까지 전파돼 159명이 사망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일단 해일 발생 위험이 인지되면 도쿄-베이징-서울이 64Kbps급 유선망으로 연결된 세계 기상통신(GTS:Global Telecomm System)으로 쓰나미 전문이 전달된다. 해일 발생 60∼70분 전에 대처 가능한 시스템이다. 그 밖에도 우리나라는 일본과 쓰나미에 대한 강력한 협력체제를 구축, 해일 경고가 발령되면 인터넷을 통해 e메일로 즉시 통보가 된다. 해일 경보는 해일 발생 10분전에만 나와도 인명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한다.
날로 심해지는 오염, 지구 온난화 등으로 인한 기후 변화도 어떤 방식으로든 지구의 여신 가이아(Gaia)의 분노를 억제할 수는 없을 것이다.
어차피 가이아의 매를 맞아야 한다면 이를 미리 알고 대응하는 현명함이 필요하다.
경제과학부·이재구부장 jk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