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너희가 유비쿼터스를 아느냐?

 2004년도 유비쿼터스 혁명 시리즈를 마무리하는 차원에서 최근 마련된 결산 간담회 자리에는 오랜 만에 국내 유비쿼터스 창시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하원규 ETRI 유비쿼터스IT전략연구센터장을 비롯해 김동환 중앙대 교수와 최남희 청주과학대 교수가 바로 그 주인공.

 이들 3인은 지난 2002년 본지가 창간 20주년 특별기획으로 마련한 ‘21세기 어젠다 u코리아 비전’ 시리즈를 통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유비쿼터스와 제3공간 개념을 제시하며 u코리아 비전을 들고 나온 주역들이다. 결국 이들이 u코리아의 원조인 셈이다.

 그러나 지난 3년간 국내에 불어닥친 유비쿼터스 열풍에 대한 이들의 평가는 의외로 냉담했다. 유비쿼터스라는 용어가 널리 보급된 것은 사실이지만 유비쿼터스에 대한 기본 개념과 철학은 오히려 잊혀져 가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유(u)’자만 들어가도 비판하던 사람들이 지금은 무조건 유비쿼터스를 외치고 성능 좋은 제품이면 유비쿼터스 기술이라고 끝까지 우기는 현실이 우스꽝스럽다는 의미다.

 ‘모든 것은 결국 아무 것도 아니다(Everything is Nothing)’라는 말처럼 모든 것이 유비쿼터스라면 결국 유비쿼터스는 아무 것도 아닌 것이 된다는 게 이들의 궁극적인 우려다.

 그래서 이들 3인은 ‘돈’이 되는 비즈니스로서가 아니라 문명사적인 접근과 시각을 가지고 유비쿼터스 기본 개념과 본질부터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공간 혁명을 통한 생활 혁신이 곧 유비쿼터스요, 이런 공간 서비스가 이뤄져야 새로운 시장과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 국내 유비쿼터스 원조들이 내놓은 해법이다.

 3년 전 누구보다 한 발 앞서 제3의 공간 개념을 통해 유비쿼터스와 u코리아 비전을 제시한 이들이 이번에는 ‘너희가 진정 유비쿼터스를 아느냐?’라는 새로운 화두를 우리에게 던진 셈이다.

주상돈기자@전자신문, sdj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