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해외 최대 통신시스템 프로젝트로 관심을 모은 말레이시아 CDMA 이동통신시스템 공급 프로젝트가 4파전 양상으로 압축됐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의 최대 통신서비스사업자인 텔레콤말레이시아는 지난 10월 파중다중분할(CDMA) 방식의 이동통신서비스를 도입키로 하고 600억∼700억원 규모의 이동통신시스템 공급 프로젝트를 발주한 가운데 우리나라의 삼성전자·LG전자와 중국 중흥통신, 미국의 루슨트 등 4개 업체가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말레이시아는 그동안 유럽형(GSM) 이동통신서비스를 제공해왔으나 CDMA 방식의 이동통신서비스를 새로이 도입키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 동남아 국가중에선 인도네시아·베트남·대만에 이어 말레이시아가 새롭게 CDMA 대열에 참여했다. 필리핀도 CDMA 도입 대열에 참여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LG전자 등 우리나라 업체와 중국의 중흥통신, 미국의 루슨트 등이 가격과 기술력 등을 놓고 본격적인 경쟁에 들어갔다.
다음달 중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예측되는 이번 프로젝트 수주전서 눈길을 끄는 것은 루슨트의 선전 여부. 중국업체들의 가격공세에 우리나라 업체들마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와중에서 미국의 루슨트가 뛰어들었다는 점에서 가격 공세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의 삼성전자도 이번 말레이시아 프로젝트 만큼은 따내겠다는 각오다. 이미 인도네시아·대만·파키스탄의 이동통신시스템을 차례로 수주한 바 있기 때문에 이를 충분히 활용, 동남아 CDMA벨트 구축을 마무리 짓겠다는 것이다.
LG전자 역시 이번 프로젝트에서만큼은 물러서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이미 다른 지역에서 이렇다할 성과를 보이지 못한 만큼 말레이시아 프로젝트를 수주, 체면을 세우겠다는 목표다. 이 회사는 그러나 중국업체의 가격공세, 루슨트의 대내외적 로비력을 어떻게 극복할지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이번 프로젝트는 가격과 기술, 로비력 등 3박자가 가름할 것”이라며 “내년 1월께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워낙 불확실성이 높아 어떤 업체도 유불리를 따져볼 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중국의 화웨이·유티스타컴 등도 아직까지 기회를 엿보고 있어 경우에 따라서는 의외의 결과도 나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말레이시아 CDMA 프로젝트는 해외 최대 프로젝트로 관심을 모았으나 결국 올해를 넘기고 내년 1월 공급업체를 선정할 예정”이라면서도 “가격·화교경제권·정치적영향력 등의 이점을 갖춘 중국업체들이 유리했으나 루슨트 등도 전략지역을 선정, 뛰어든 만큼 세 업체 모두 우리나라 기업의 벅찬 상대임에는 틀림이 없다”고 말해 수주결과를 낙관할 수 없음을 시사했다.
박승정기자@전자신문, sj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