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은 조국을 지키고 비즈니스맨은 나라를 살찌운다. 전장의 우리 형제자매 덕에 안녕을 이룬다면 지구촌 구석구석에서 총칼 없는 전쟁을 치르는 IT전사들은 소리없는 애국자다. 때론 오지에서, 때론 글로벌기업의 본사에서, 혹은 외국과의 전략협상에서, 혹은 불 밝힌 연구실에서 이들은 IT한국의 미래를 온 몸으로 밀고 나간다. ‘2005 IT한국의 희망을 쏘는 사람들’을 6회에 걸쳐 소개한다.
“P형, 그간 안녕하셨지요. 여기는 아프리카 최남단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입니다. 서울에서 비행기로 17시간, 경유 시간을 포함하면 꼬박 하루가 걸리는 거리입니다.(중략)
얼마 전 요하네스버그 인근 한 초등학생이 편지를 보내왔더군요. 삼성 휴대폰을 갖고 싶다는 사연에서 시작해 나중에는 공부를 열심히 해 삼성에 입사하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소년의 뜻이 가상해 휴대폰을 보내줬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터졌습니다. 그때부터 다른 소년들의 편지가 쇄도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골치 아픈’ 잠재고객들 때문에 하루 해가 짧습니다.
이곳에서 한국은 아직 미지의 나라입니다. 그러나 새해에는 거리만큼이나 먼 한국이 희망의 나라로 다가설 수 있도록 열심히 뛸 것입니다. 삼성 휴대폰이 일등 제품이 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걸겠습니다. 파이팅!∼”
남아공 삼성전자 법인에서 휴대폰 사업을 담당하는 민경일 과장(37)이 보내온 새해 메시지다. 3년 전 그가 처음 이곳에 부임했을 때 한국상품의 인지도는 형편없었다. 삼성 휴대폰 브랜드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여전히 인종차별이 치안문제로 비화하고 생명을 위협받는 험지 아프리카 오지 구석구석을 뛰어 다닌 결과 삼성휴대폰은 누구나 갖고 싶어하는 ‘최고의 명품’이 되었다.
세계를 품에 안으려 오지에서 밤낮을 가리지 않는 IT기업인의 노력은 끝이 없다. 한낮 온도가 35도를 훌쩍 넘어서는 브라질과 열사의 땅 중동에서, 눈보라 몰아치는 몽골의 고원지대와 동구의 카자흐스탄까지 사람과 시장이 있는 곳이면 어김없이 IT한국의 휴대폰 전사들이 달려간다. 그들이 온 몸을 던져 이룩해 내는 것은 IT코리아의 비전이요, 우리의 내일이다. “나와 우리 상품이 곧 한국”이라고 외치는 그들의 목소리는 수백 수천의 외교관 몫이다.
결코 화려하지도, 각광받지도 못하는 그들이지만 IT코리아는 그들의 헌신과 희생 위에 서 있다. 2005 을유년 새벽부터 지구촌을 누비는 우리의 IT전사들은 새 희망을 쏜다. 우리도 그들에게서 희망의 화살을 받는다.
박승정기자@전자신문, sj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