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희망을 쏘는 사람들](2)한·중·일 아시아눅스 개발자 3인

 지난해 10월 한·중·일 3국의 대표적인 SW업체들은 공동으로 리눅스 운용체계(OS)를 개발하자는데 뜻을 함께했다. 그리고 2개월 만에 베이징에는 세 나라로부터 각기 출발한 젊은 개발자들이 모였다. 이들은 지난 28일, 칼끝 같은 겨울바람이 휘몰아치는 천안문 광장에서 ‘아시아눅스’프로젝트의 시작을 선언했다. 미국 중심의 세계 SW시장에서 탈피해보자는 이른바 3국 공동의 독립선언문을 낭독한 셈이다.

 그들은 앞으로 6개월 동안 베이징의 한 연구실에서 각국을 대표한다는 자부심을 숨긴 채 3국 공동의 염원이 담긴 결과물을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 태산처럼 무거운 책임이 어깨에 걸려 있는 것이다. 이들 3국의 젊은 개발자들이 새롭게 창조해야 할 제품은 서버용 리눅스OS. 그러나 이것은 단순한 리눅스OS개발작업, 그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동북아 IT산업을 주도하는 세 나라가 전 세계 IT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국가 간 이해를 넘어서 사상 처음으로 3국의 명예를 내걸고 공동으로 추진하는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리눅스 돌풍이 전 세계 IT시장을 휘젓고 있는 지금, 레드햇과 수세를 능가하는 리눅스를 만들겠다는 게 이 프로젝트의 목표다. 여기에는 다국적 SW업체에 대한 종속에서 탈피하고 글로벌 SW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아보겠다는 세 나라의 결연한 의지가 녹아 있다. 경쟁관계에 있는 3국이 각자가 가진 기술을 융합, 넘볼 수 없는 신기술을 창출하는 협력의 장을 만들었다는 것이 갖는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 특히 참여정부 출범 이후 동북아 IT허브를 주창해온 우리에게는 아시아눅스가 첫번째 꿰는 단추라는 점에서 더 큰 의미로 다가온다.

 처음 시도되는 이 프로젝트의 성공여부를 예측하기는 다소 이르다. 그러나 이를 지켜보는 대부분의 전문가는 별다른 의심 없이 ‘아시아눅스’ 프로젝트의 성공에 표를 던진다. 세계 최대의 시장인 중국, 세계 최고의 기술보유국인 일본, 세계 최고 수준의 IT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는 한국 등 각국의 장점이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아낌없이 투자될 것이기 때문이다.

 오는 6월 ‘아시아눅스’의 첫 결과물인 커널 2.6 기반의 서버용 OS가 출시된다. 뒤이어 데스크톱 OS를 비롯한 여러 종의 리눅스 기반 애플리케이션도 선보인다. 따라서 2005년 세계 IT종사자들은 동북아를 주도하는 한·중·일 3국의 의지와 땀이 녹아난, 새롭고 충격적인 솔루션을 만나게 된다. 이를 통해 그동안 세계 IT시장의 변방으로만 인식돼온 동북아 3국은 명실공히 세계 IT시장의 중심부로 급속히 이동할 것이다. 3국의 염원을 담은 아시아눅스가 2005년 새해의 희망인 이유다.

 

  윤대원기자@전자신문, yun19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