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호이동성제 완전시행에 따른 LG텔레콤과 SK텔레콤간 불법보조금 공방이 법정싸움으로 비화됐다.
LGT는 11일 "SKT가 불법적인 예약가입을 통해 전환가입자를 유치하고 막대한 규모의 불법보조금을 살포해 이동통신시장의 거래질서와 경쟁질서를 해치고 있다"며 법원에 단말기보조금지급금지 가처분신청을 제출했다.
이에 앞선 4일 SKT는, LGT가 SKT의 불법보조금을 언급해 게재한 신문광고에 대해 게재금지가처분신청을 내 법정싸움에 불을 당겼다.
LGT는 가처분신청서를 통해 “SKT가 이른바 ‘쥐새모(쥐도새도모르게)’ 전략을 통해 최고 33만원이 넘는 리베이트를 바탕으로 한 불법보조금을 지급했다”며 “"이에 따른 무역수지악화 경쟁질서붕괴 유통망봉쇄를 막기 위해 보조금지급을 중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SKT측은 “LGT 가처분신청은 법원에서 판단할 일”이라며 즉각적인 대응을 자제했다.
◇배경= LGT의 강경대응은 번호이동고객 이탈에 따라 지난 해 달성한 600만 가입자 수성에 위기의식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LGT는 번호이동시행후 10일동안 모두 7만 4000여명의 가입자가 가입회사를 바꿨으며 이중 4만 3000명이 SKT로, 3만 1000명이 KTF로 각각 이동했다. 이에 하루 1만 7000명 꼴로 이동하는 번호이동시장의 과열을 막기 위해 비난광고와 법정싸움이라는 강수를 거듭 내놓는 것이라는 해석이다. 이를 통해 대리점 인센티브와 단말기 제조사의 재고소진 비용 등 단속이 어려운 소규모 보조금 지급까지 완전봉쇄하는 시장 냉각 전략을 펴고 있다는 시각이다.
반면 LGT는 SKT의 불법보조금 지급이 30만원대까지 전략적으로 이뤄지면서 이에 대응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LGT관계자는 “SKT가 30만원 가까운 불법보조금을 지급하는 바람에 경쟁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LGT가 유독 SKT에만 화살을 돌리는 것은 2위 사업자인 KTF와의 연대를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고, SKT 견제를 통해 KT의 재판매 조직도 덩달아 경직되는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전망= 법정공방 비화로 일단 시장은 냉각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본사가 조직적으로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은 물론 각 지역 대리점 차원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보조금지급도 꼬리를 감출 것이라는 게 업계관계자들의 전망이다. 이 경우 LGT는 번호이동 가입자 이탈을 최소화해 심리적 저지선인 600만을 지킬 가능성이 커진다.
그러나 올해들어 단말기 제조사들이 재고가 많은 특정모델에 대해 직접 보조금을 제공하며 대리점에 유통시키는 물량이 늘어나 시장 냉각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오히려 규제당국인 정통부 통신위원회가 보조금 지급에 대해 조사 및 심결을 내리기 전에 이를 법정으로 가져간데 따른 ‘괘씸죄’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LGT는 일단 법원이 판단을 내리는 15일까지는 광고공세를 벌이지 않기로 해 추가 광고공세 없이 여론화에만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SKT도 LGT에 일일이 대응할 경우 갈등이 확대일로로 치달을 것으로 우려해 가처분 신청후 수위를 적절히 조절하자는 입장이다.
김용석기자@전자신문, yskim@
불법보조금 공방이 법정싸움으로 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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