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신화를 창조한다](1)정무식 한국게임개발자협회장

‘사람이 희망이다’

 지난 10년 동안 급성장해온 국내 게임산업을 지탱해 온 버팀목은 사람이다. 여러 분야중에서도 게임 개발자들의 역할이 가장 컸고 빛났다. 황무지에서 시작해 이제는 게임을 세계시장의 상품으로 당당히 내놓고 있는 이들이야 말로 이 시대의 진정한 장인들이다. 매주 1회씩 ‘장인’을 만나 그들이 게임에 쏟고 있는 열정과 땀방울, 그리고 희망가를 들어본다. <편집자>

 정무식(31) 한국게임개발자협회장은 직책이 부담스럽게 느껴질만큼 ‘앳된’ 청년의 모습을 지녔다. 이 청년이 한국 게임산업의 출발점인 지난 94년부터 게임 개발에 뛰어들어 벌써 11년째 이력을 쌓았다고 하면 믿기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로즈온라인’의 개발사인 트리거소프트의 김문규 사장과 94년 PC 두대로 출발한게 트리거소프트의 시작이자, 그의 게임개발 인생의 출발점이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는 ‘맨땅에 헤딩을 하듯’ 막무가내였습니다. 그러면서도 배고픈 줄 모르고 개발에 빠져들었고, 숱한 버오류 투성이지만 게임을 완성해 놓으면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애착과 희열을 느꼈습니다”

 이런 국내 게임 개발 환경의 개선에 그가 끼친 공로가 적잖다. 99년 한국게임개발자협회 창립 이후 회장 자격으로 그는 한국게임산업개발원의 개발자지원 방안 및 정책 수립, 게임아카데미 커리큘럼 구성, 강사진 추천 등에 관여하면서 전문개발자 양성의 한 축을 맡아왔다.

 “협회도 4년여 동안 각종 콘퍼런스, 세미나, 웹상의 지식공유 프로그램 등을 성과적으로 운영해 지금은 미국의 게임개발자콘퍼런스(GDC)와 견줄만한 아시아 최고권위의 개발자단체로 성장했다고 자부합니다”

 그는 지난 2003년 7월 엔씨소프트에 합류하면서도 개발자라면 누구나 그러하듯 자신의 ‘작품’ 개발에만 몰두하지 않았다. 여전히 ‘내공’을 쌓고 배워야할 시기라고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갓 서른을 넘겼습니다. 최초 5년은 도전과 경험의 시간, 그 다음 5년은 배움의 시간이었습니다. 이제 5∼10년을 목표로 그동안 쌓은 실력과 내공을 총동원해 ‘명작(Masterpiece)’ 하나를 만들어낸다면 절대 아깝지 않은 시간일 것입니다. 급하게 생각하지 않겠습니다”

 정무식 회장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국내 개발자들의 중국 등 해외 유출에 대해서도 분명한 관점과 입장을 지키고 있다. 게임산업 발전이라는 명제와 개발자 개인의 성향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달라질수 있는 문제라는 것이다.

 “눈앞의 가치만 쫓다보면 스스로가 가진 자신의 무한가치를 잃어버릴 수 밖에 없습니다. 국내에서 개발하든, 중국 등 해외로 나가서 일하든, 이것은 만고불변의 진리입니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