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브로, 성공의 조건](2)포트폴리오 전략을 잘 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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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시티폰이 될 것인가, 아니면 4세대(G) 이동통신의 디딤돌이 될 것인가.’

내년 상반기 상용화를 앞둔 와이브로 서비스 성공여부 논란은 사업자 선정 이전부터 제기됐다. 부정적 전망을 내놓는 전문가들은 “비동기식 IMT2000(WCDMA),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과 투자 및 상용화 시점이 겹쳐 2010년 900만 여명으로 예상된 수요가 분산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유선과 무선의 발전 중간단계에 놓인 브리징 서비스로서 경쟁서비스 대비 약점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것. “브리징 서비스의 특징을 가진 와이브로가 경쟁시점과 가격경쟁력, 단말기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과거 시티폰의 사례를 재연하며 투자회수에 실패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적지않다.

따라서 와이브로 서비스를 어떻게 포지셔닝하느냐하는 전략적 접근이 서비스 성공의 최우선 과제로 지목됐다.

위규진 전파연구소 박사는 “와이브로라는 새로운 서비스가 해외시장 공략을 위해 제대로 세계표준으로 정착되기 위해선 국내 통신서비스 패턴에 적합한 위치를 찾아 서비스를 자리매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사업자들의 고민도 마찬가지. 와이브로 자체만으로는 상품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KT 한 관계자는 “와이브로는 WCDMA를 완전히 대체 또는 보완하지 못하는 서비스”라며 “WCDMA, DMB와의 시너지를 살리면서 차별점을 부각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SKT 관계자도 “기존 이동전화의 전송속도와 요금불만을 극복할 수 있는 상호보완적 서비스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나로텔레콤도 “와이브로를 통해 초고속인터넷, 무선랜, 이동전화, 방송서비스와의 다양한 결합형태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중간 단계 서비스의 특성이 강한 와이브로가 상용화 시점과 경쟁요소를 놓칠 경우 사업이 실패로 돌아갈 수 있지만 이 특성을 잘 살리면 오히려 경쟁을 촉발시키며 시장의 주도권을 가져갈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장범진 KISDI 박사는 “와이브로는 통신시장 양강인 KT와 SKT가 맞부딪치는 첫 시장이어서 주도권을 위한 경쟁효과가 극대화되고, 이어 초고속인터넷·WCDMA까지 경쟁구도를 확산시키는 중심서비스가 될 가능성도 크다”며 “사업자들이 경쟁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다양한 결합상품과 단말기 시장에서 제약요인을 풀어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석기자@전자신문, yskim@

*전문가 제언: 지경용 ETRI 네트워크경제연구팀장

휴대인터넷이 차세대 통신산업을 주도하는 핵심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다양한 컨버전스 포트폴리오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무선 통합 뿐만 아니라 통신과 방송, 교통, 가전 등의 산업간 영역을 허무는 융합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단순히 통신기술의 진화과정에서 나온 신규 서비스가 아니라 미래 통신시장의 총체적 가치사슬과 산업구조를 재구성하는 컨버전스 서비스가 돼야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휴대인터넷과 음성의 결합은 필연적이다. 자체 시장조사 결과에 따르면 휴대인터넷의 킬러 단말기는 스마트폰이나 PDA폰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휴대가 용이한 점이 핵심속성이므로 이동전화(CDMA)와 인터넷전화(VoIP)의 결합은 필수불가결하다.

두번째로 초고속인터넷과 무선랜과의 결합은 유·무선 통합의 시발점이다. 이용자들은 언제 어디서나 콘텐츠를 이용하고 싶다는 높은 욕구를 보이고 있는 만큼 휴대인터넷을 통해 무선과 유선 콘텐츠 영역까지 이용을 확대해야만 선순환적 가치사슬 발전 구조 정립이 가능해진다.

마지막으로 DMB의 조화로운 발전은 단순한 물리적 결합을 넘어 통·방 융합의 이정표를 제시할 것으로 본다. 휴대인터넷과 지상파DMB의 결합은 이용자 수요를 매우 높게 형성할 뿐만 아니라 서비스간 상승작용도 기대되기 때문이다.

kyjee@etr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