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 對테러 컴퓨터 프로젝트 `표류`

미 연방수사국(FBI)이 1억7000만달러 규모로 추진하던 대 테러 컴퓨터 프로젝트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이 프로젝트는 FBI의 낡은 컴퓨터를 개선해 테러 등에 대한 추적능력을 높이려는 3단계 계획.

초고속 안전 컴퓨터 네트워크 구축과 3만대의 새 데스크탑 컴퓨터를 공급하는 첫 두 단계는 이미 마무리됐으나 마지막 단계인 ‘가상 사건 파일(Virtual Case File)’ 계획에서 어려움에 봉착했다.

관계자들은 사이언스 애플리케이션스 인터내셔널(SAIC)이 설계한 가상 사건 파일 시스템이 워낙 부적절하고 시대에 뒤떨어져 처음부터 새로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조건으로 기자들에게 브리핑을 한 FBI의 고위 관계자는 이 프로젝트가 미 법무부의 내부 검토 대상이기 때문에 FBI가 예상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며 이 시스템의 성능이 당초 원했던 목표치의 겨우 10%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비용이 얼마나 더 들어가야 할 지도 아직 확실치 않은 상태다.

이러한 문제 원인으로는 프로젝트 계약의 관리 부실, 다른 기관들과의 비밀정보 공유에 따른 많은 장애물, 일정기간 동안 시스템 가동을 중단토록 한 채 시스템을 교체해야 하는 어려움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이 관계자는 FBI가 의회에 추가 자금을 요청해야할 것이라며 필요한 SW의 일부는 프로젝트가 시작될 때와 달리 상용 제품으로 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SAIC 제어드 애담스 홍보담당자도 지난 해 12월 당초 합의대로 가상 사건 파일 최초 운영 시스템을 공급했다면서 법무부의 검토가 끝날 때까지는 더 이상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가상 사건 파일은 전세계의 FBI 요원과 분석가들이 테러 사건 등에 대한 수사정보를 좀 더 빠르게 공유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 현 시스템에서는 FBI의 모든 테러 관련 문서가 매일 밤 중앙 데이터베스에 입력되지만 가상 사건 파일 시스템에서는 훨씬 빠르게 정보 공유가 가능해진다.

FBI의 로버트 뮐러 국장은 9.11 테러 사태 이후 FBI의 컴퓨터 시스템 개선에 최우선 순위를 두었다. 의원들과 9.11 위원회도 FBI 및 CIA 같은 정보기관이 테러 공격에 맞서기 위해 힘을 합치는 데 시스템 개선이 절실하다고 주장했었다.

미 전역의 FBI 공동테러대책반 요원들과 6000여명의 FBI 관계자들은 모든 필수 국가안보 정보를 수사 데이터 창고(Investigative Data Warehouse)로 알려진 주 데이터베이스에 접속해 정보를 검색하고 있다.

한편 FBI는 뉴올리언스 FBI 지부에서 이 시스템을 제한적으로 시험 운영한 뒤 컴퓨터 전문가들에 의한 평가를 거쳐 향후 방향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코니 박 기자 conypark@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