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위의 LG텔레콤 단독 제재가 나머지 2개 사업자 번호이동 실적이 미치는 영향이 미미한 것으로 나타나 불법보조금 처벌의 시장 안정화 효과에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5일 번호이동관리센터에 따르면 통신위의 LGT 단독제재 이후 LGT의 번호이동 가입자수가 1000∼2000명 수준으로 떨어진 반면 SKT와 KTF는 24일 여전히 1만명을 넘긴 과열양상을 보였다. 통신위는 오는 31일 나머지 사업자들에 대한 제재건 상정을 고민하는 것은 물론, 과열을 부추기는 유통구조에 직접 메스를 대는 대응책도 마련할 방침이다.
◇혼탁 여전= 실제 소비자에 20만∼30만원까지 지급되는 페이백(보조금)은 △통신사업자가 대리점에 지급하는 리베이트(12만원 이상) △단말기 제조사가 대리점에 직접 주는 재고모델 처분 장려금(8만원 가량) △대리점 자체 비용으로 구성된다. 이를 가지고 본사 또는 대리점 차원에서 특정모델을 이른바 공짜폰 같은 전략단말기로 만드는 것. 통신위는 지역별, 시기별로 다르지만 이같은 방식으로 여전히 혼탁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같은 사업자의 대리점끼리도 경쟁이 붙어 서로 자기 돈을 들여 가입자 쟁탈전을 벌이는 사례도 많아지고 있다고 통신위는 전했다. 통신위는 제조사측에서 악성재고를 시장에 풀기 위해 보조금을 지급하는 경우는 손대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보고 시장혼탁과 소비자 피해를 부추기는 중간판매상(이른바 나까마)을 집중 단속키로 하는 등 유통구조 차원의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사업자간 입장차이= 보조금이 근절되지 않는 현상에 대한 사업자간 입장차이도 극명하다. LGT는 25일 자료를 내고 “경쟁사들이 불법보조금 지급을 통해 예약가입을 실가입으로 전환시키는 불법 영업을 자행했으며 LGT의 리베이트 지급 대응에 대해 보다 많은 최고 31만원의 리베이트를 지급하면서 조직적으로 움직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SKT측은 “시장안정화 시기에도 5만원 가량의 페이백은 존재했었다”며 “자체 단속강화 등으로 대응하고 있으나 대리점이나 판매점 차원의 일부 지급은 완전히 근절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통신위측은 “사업자들이 대리점이 자기돈으로 보조금을 지급한 데 대해 연말에 보상해주거나 제조사의 보조금지급을 방조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구조전환 이뤄져야= 업계 관계자들은 이같은 시장 과열이 “지난해 번호이동시장 팽창으로 판매점이 1만개 이상으로 급증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른바 `나까마`로 불리는 중간상들이 공짜폰 가입자를 대거 모은 뒤 대리점에 넘기면서 리베이트를 요구하는데 대해 대리점이 경쟁적으로 유치경쟁을 벌이는 구조상의 문제도 적지 않다”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시장포화에 따른 자연스런 판매점 구조조정이 필요하며 대리점 정책도 신규 서비스 소개와 CS에 집중하는 소수 대형대리점 중심으로 유통구조를 재편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통사 한 고위관계자는 “가입자 유치에 맞춰진 대리점 운영정책을 고부가가치 서비스 소개 중심으로 전환하고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정책을 검토중이나 대리점들의 반발을 우려하고 있다”며 유통구조 체질전환과 함께 보조금 지급에 대해 보다 현실을 감안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용석기자@전자신문, y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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